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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다니엘 - 하나님의 글씨, 사람의 두려움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12.

마티아 프레티, <벨사살의 연회>, 1653~1659, 이탈리아 나폴리 카포디몬테 미술관

"벨사살 왕이 그의 귀족 천 명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니라. 그 때에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서 왕궁 촛대 맞은편 석회벽에 글자를 쓰는데 왕이 그 글자 쓰는 손가락을 본지라 이에 왕의 즐기던 얼굴 빛이 변하고 그 생각이 번민하여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그의 무릎 이 서로 부딪친지라 왕이 크게 소리 질러 술객과 갈대아 술사와 점쟁이를 불 러오게 하고 바벨론의 지혜자들에게 말하되 누구를 막론하고 이 글자를 읽고 그 해석을 내게 보이면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사슬을 그의 목에 걸어 주리니 그를 나라의 셋째 동치자로 삼으리라 하니라 그 때에 왕의 지혜자가 다 들어 왔으나 능히 그 글자를 읽지 못하며 그 해석을 왕께 알려 주지 못하는지라. 다 니엘이 왕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왕의 예물은 왕이 친히 가지시며 왕의 상급은 다른 사람에게 주옵소서 그럴지라도 내가 왕을 위하여 이 글을 읽으며 그 해석을 아뢰리이다. 기록된 글자는 이것이니 곧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 라. 그 날 밤에 갈대아 왕 벨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 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는데 그 때에 다리오는 육십이 세였더라."(다니엘 5:1, 5~8, 17, 25, 30~31)

이 그림은 1745년 나폴리의 성 세베리노 그루터 성당에 제단화로 설치된 네 개의 연작 가운데 하나로, 성경 다니엘서 5장 의 장면입니다.

바벨론의 벨사살 왕은 왕궁의 천 명의 귀족을 모아 호화로운 연회를 열었습니다. 웃음과 음악, 술과 향연이 가득한 그곳은 겉으로
보기엔 힘과 부, 그리고 쾌락이 충만한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그 잔치는 이미 부패와 교만의 향취가 짙게 깔린, 심판 직전의 화려한 무대에 불과했습니다.

그 잔치에는 특별한 그릇들이 쓰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나님께 드려졌던 거룩한 금그릇과 은그릇이었습니다. 벨사살 왕은 그것들을 전리품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사용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그 그릇에 술을 따르며 금·은·동·철·나무·돌로 만든 우상들을 찬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경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었습니다.

그 순간, 잔치장의 공기가 바뀌었습니다. 촛대 맞은편 석회벽 위에 ‘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 그곳에 알 수 없는 글씨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이 멎었고, 웃음이 사라졌으며, 왕의 얼굴빛은 창백해졌습니다. 성경은 벨사살의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무릎이 서로 부딪쳤다고 기록합니다. 온 세상을 호령하던 왕이었지만, 하나님의 현현 앞에서는 한낱 떨고 있는 인간이었습니다.

왕은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을 불러 글자를 해석하게 했지만, 아무도 그 뜻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인간의 지혜와 권력, 경험과 학문이 아무리 뛰어나도, 하나님의 뜻을 해석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은 하나님께서 열어 주셔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 왕비가 다니엘을 추천합니다. 다니엘은 세속적 보상이나 영예에 마음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왕에게 담대하게 말합니다. “
왕의 예물은 왕이 가지시고, 상급은 다른 이에게 주십시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읽고 해석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가 전한 해석은 ‘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즉 하나님께서 벨사살의 나라를 세어 끝나게 하셨고, 저울에 달아 부족함을 드러내셨으며, 그 나라를 메대와 바사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다는 심판의 선언이었습니다. 그 말씀은 예언이 아니라, 그날 밤 즉시 현실이 되었습니다. 벨사살은 죽임을 당하고, 바벨론은 무너졌습니다.

벨사살 왕의 비극은 그의 권력이나 부유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허락하실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진짜 문제는 그가 하나님을 무시하고, 거룩을 모독하며, 자신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하나님의 인내는 끝났고, 역사의 주권자는 그의 왕위를 거두셨습니다.

이것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입니다. 개인이든 나라든, 하나님을 거스르는 교만과 불의가 쌓이면 하나님의 ‘
글씨’가 나타나는 순간이 옵니다. 그 글씨는 종종 경고일 수 있지만, 때로는 이미 집행이 시작된 심판일 수 있습니다.

어두운 바벨론의 한가운데서 다니엘은 하나님 앞에서 성결과 정직을 지켰습니다. 그는 세상 권력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권력자 앞에서 진리를 담대히 선포했습니다. 그 모습은 부패와 타락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니엘은 성전이 무너지고, 나라가 멸망하며, 포로로 끌려와 이방 문화 속에 살았지만, 그의 신앙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하나님을 경외했고, 세상에서 성공하거나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옳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고대 바벨론의 왕과 선지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안에도 벨사살과 같은 교만이 있을 수 있고, 다니엘과 같은 믿음이 자라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글씨는 여전히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종말의 심판일 수도 있고, 우리의 삶 속에서 회개를 촉구하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뜻을 읽을 수 있는 눈과, 그 말씀 앞에 엎드릴 수 있는 마음입니다.

모든 권력과 부귀영화는 하나님 앞에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벨사살의 잔치는 하룻밤에 끝났지만, 다니엘의 신앙은 수십 년 동안 빛났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의 주인이시며, 그분의 말씀은 오늘도 유효합니다. 우리의 삶이 벽에 쓰인 심판의 글씨를 두려워하는 왕의 얼굴이 아니라, 담대히 진리를 전하는 다니엘의 얼굴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 16:18)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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