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이르되 이 여자는 말하기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하고 저 여자는 말하기를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하는도다 하고 또 이르되 칼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칼을 왕 앞으로 가져온지라 왕이 이르되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 그 산 아들의 어머니 되는 여자가 그 아들을 위하여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왕께 아뢰어 청하건대 내 주여 산 아이를 그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되 다른 여자는 말하기를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 하는지라 왕이 대답하여 이르되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저가 그의 어머니이니라 하매 온 이스라엘이 왕이 심리하여 판결함을 듣고 왕을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의 지혜가 그의 속에 있어 판결함을 봄이더라."(열왕기상 3:23~28)
다윗왕이 충신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로부터 얻은 아들이 솔로몬입니다. 솔로몬은 다윗왕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다윗왕이 수많은 정복전쟁으로 이스라엘의 영토를 넓혔고, 이스라엘은 중동의 강대부국이 되었습니다. 솔로몬은 왕에 즉위하기 전 꿈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솔로 몬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시자, 한 나라의 왕으로서 백성을 옳게 다스리기에 자신은 여전히 어린 아이와 같다고 말씀 드리며, 하나님께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부귀영 화와 장수 대신 지혜를 원한 솔로몬을 기특하게 여겨 지혜에 더해 부귀 영화와 장수까지 함께 주셨습니다.
솔로몬왕의 지혜는 당시 온 세상에 널리 알려져 시바의 여왕까지 그 지혜를 직접 보기 위해 먼 길을 왔다고 합니다. 솔로몬왕의 지혜 가운데 '아이 소유권 재판'은 많은 화가들의 작품 소재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난 아이 중 하나는 죽고 하나만 살아남자 두 여인은 서로 살아남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다투다 솔로몬왕에게 재판을 받습니다. 솔로몬왕이 칼을 가져오게 하여 아이를 둘로 나눠 주라고 하니 한 여인이 다급하게 소유권을 포기하고 아이를 죽이지만 말라고 부탁하자 솔로몬왕은 바로 그 여인이 진정한 아이의 어미라며, 아이를 그녀의 품으로 보내라고 판결했습니다. 솔로몬왕에게는 하나님의 지혜가 함께 했던 것입니다(왕상 3:16~28).
그림을 살펴보면, 두 명의 여인 사이에 재판관인 솔로몬왕이 있고 그 아래 바닥에 죽은 아이가 있습니다. 왼쪽 병정이 들고 있는 아이에게 한 여인이 매달려 있습니다. 열정적인 태도로 보아 이 여인이 아이의 진짜 엄마로 보입니다. 그러나 오른쪽에서 가슴에 손을 모은 조용한 여인이 이 아이의 진짜 엄마입니다. 그림을 보면, 가짜 엄마가 더 열정적입니다. 우리는 대개 무엇인 가를 구할 때 열정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이 여인의 열정은 아이의 사랑이 아니라 아이를 소유하려는 욕심입니다. 가슴에 손을 모으고 아이의 안전을 바라는 눈빛이 간절한 여인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의 소유를 포기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되었건 소유하려고만 합니다. 심지어 사랑도 소유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창조하셨습니다(요일 4:8).
진짜 사랑은 붙잡는 힘이 아니라 놓아주는 용기에서 드러납니다. 솔로몬 앞에 선 두 여인 중, 진짜 어머니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대신 아이의 생명을 선택했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의 마음은 ‘내 것’이라는 집착보다 ‘그가 살아야 한다’는 사랑으로 불타올랐습니다. 세상은 종종 열정적인 소유욕을 사랑으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랑은 결코 소유가 아닙니다. 사랑은 상대를 살리고, 자유케 하며, 온전히 그 존재가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사랑도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신의 소유물로 쥐어짜듯 다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우리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셨습니다(요 3:16). 그분의 사랑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자유를 주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집착인지, 아니면 살리는 사랑인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진짜 사랑은 소유를 버릴 때 비로소 온전히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