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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다른 사람을 헐뜯고 싶어질 때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18.

금요일 오후, 한 주의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이었습니다. 2시간짜리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위험 성향’이나 ‘위험 통제’ 같은 다소 딱딱한 주제였지만,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 않았습니다. 다들 그저 주말을 기다리며 마지막 업무를 마무리하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워크숍 진행자가 화면을 공유하려다 설정을 잘못 만지는 바람에, 본인의 화면 대신 관리자 컴퓨터의 이메일 창이 그대로 회의 화면에 떠버린 것입니다. 거기엔 동료 리앤이 관리자에게 보낸 메일이 있었습니다.
“회계팀 짐의 후임은 언제 채용하실 건가요?”

그 순간까지 짐은 물론, 아무도 그가 곧 교체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모두가 얼어붙었습니다. 짐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고, 주변 사람들은 불편한 듯 의자에서 몸을 비틀며 서로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관리자는 상황을 알아차리자 컴퓨터를 거칠게 닫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나 붉게 달아오른 그의 목이 상황의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날 회의실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느꼈습니다.
‘헐뜯음’은 한순간의 말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신뢰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불씨라는 것을 말입니다.

누군가를 헐뜯고 싶은 충동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불합리한 상사, 게으른 동료, 인정받는 사람에 대한 질투…. 그 순간만큼은
‘나만이라도 솔직하자’며 속내를 털어놓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 말은 늘 ‘돌아온다.’ 이메일, 전화, 카톡, 사적인 자리 등,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그 말은 언젠가 당사자의 귀에 닿습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깨지기 쉽습니다. 말 한마디가 평판을 바꾸고, 신뢰를 잃게 만들며, 결국 나 자신의 인격을 드러내는 거울이 됩니다. 그래서
‘남을 헐뜯는 말’은 결국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이 됩니다.

로마의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일기 속에 이렇게 썼습니다.
“오늘 나는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 오만한 사람, 사기꾼, 질투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나와 같은 본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 중 누구도 나를 추악한 일에 끌어들일 수 없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무례함과 부조리를 마주합니다. 그러나 그때 분노로 반응한다면, 그들의 방식에 끌려 들어가는 셈입니다. 나를 지키는 길은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며, 그 감정의 주인은 오직 나 자신입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헐뜯는 말을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분노하거나 억울해하기보다
그 말이 진실이라면 그것으로 배울 기회를 얻었다 여기고, 그 말이 거짓이라면 그 거짓이 드러날 날을 담담히 기다리십시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고, 악의는 스스로 부패합니다.

헐뜯는 말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마음의 평화를 빼앗는 행위입니다. 분노와 불만, 비교와 질투는 결국 나를 피폐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진정한 지혜는, 내 마음의 품격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손과 발, 눈과 눈꺼풀처럼 협력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서로 미워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다.”

하나의 조직, 한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면 그 상처의 파편은 결국 나에게도 돌아옵니다. 서로의 허물을 덮고, 부족함을 감싸는 것이야말로 진짜
‘강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누군가를 헐뜯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 순간은 내 마음의 거울을 들여다볼 때입니다.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 내면의 불편함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때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십시오.
“나는 이 감정의 주인이다. 이 순간, 내 말이 내 인격이 된다.” 누군가의 실수나 결점을 말하기보다, 그 사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길이 성숙한 인간이, 그리고 진정한 신앙인이 걸어야 할 길인 것입니다.

“남을 헐뜯는 말은 결국 나 자신을 헐어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나의 평화를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침묵과 자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