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삶에는 누구에게나 ‘부러진 손가락’ 하나쯤은 있습니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마음속에는 다친 자리 하나쯤, 누구에게도 쉽게 보여주기 어려운 상처가 있습니다. 그것이 실패의 기억이든, 관계의 아픔이든, 혹은 스스로에 대한 깊은 자책이든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 상처를 무심코 드러내곤 합니다. 마치 그것을 이해받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사람들 앞에 툭 내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따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의적인 사람들은 그 약한 부분을 찾아내어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한 번 드러난 상처는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공격의 빌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낫다.”(잠언 16:32) 자신의 감정과 약점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 그것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진정 강한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어디서 상처받았는지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상처를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상처는 드러내어 얻는 이해보다, 하나님께 맡길 때 더 깊이 치유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운명도, 세상도, 때로는 우리의 가장 약한 곳을 노립니다. 인생의 시련은 언제나 우리가 견디기 가장 어려운 부분을 찌릅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더욱 마음의 근육을 길러야 합니다. 하나님께 아픈 손가락을 내어 보이되, 사람에게는 함부로 내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상처까지 다 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것은 ‘상처의 노출’이 아니라 ‘상처의 승화’였습니다. 그분은 조롱받고, 찔리고, 버림받으셨지만, 그 상처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셨습니다. 그분의 부활은 상처가 사라져서 일어난 기적이 아니라, 상처가 더 이상 그분을 지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기적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부러진 손가락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자랑처럼 내보이며 불평하는 것이 우리를 더 연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진정한 강함은 상처를 숨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도, 그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내어드리는 데 있습니다.
고통이 사라지고 기쁨이 이어지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고통이 어디서 왔는지, 기쁨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함부로 사람들 앞에 드러내지 마십시오. 그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주님, 저의 부러진 손가락을 주님 앞에만 내어 보입니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주님의 손길로 저를 만져 주소서. 상처가 드러남으로 더 아파하지 않게 하시고, 그 속에서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소서. 상처가 약점이 아닌, 은혜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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