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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다정한 사람 - 결국 기억에 남는 건 말투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1. 6.

사람은 이상하게도 말의 내용보다 말의 온도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무엇을 들었는지는 희미해져도, 그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말은 귀로 들어오지만, 말투는 마음에 내려앉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함께 일하던 한 팀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늘 정확했고, 실수도 적었으며 결과도 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함께 있는 시간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회의 시간마다 그의 말은 틀린 적이 없었지만, 늘 날이 서 있었습니다. “그건 이미 검토했어요.” “그건 비효율적이죠.”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쌓일수록 팀의 분위기는 점점 굳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질문을 줄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대신 침묵을 택했습니다. 회의는 빨리 끝났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의 말은 논리적이었지만, 온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또 다른 팀원이 떠오릅니다. 같은 내용을 말해도 표현이 달랐습니다. “이미 비슷한 걸 검토하긴 했는데요, 혹시 다른 방향도 같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방식도 장점이 있는데, 한 번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그의 말은 늘 여지를 남겼습니다.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끌어안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팀원들은 더 많이 말했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결국 성과도 더 좋았습니다.

말투 하나가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팀의 공기를 바꾸고, 결과까지 바꾼 셈입니다. 말투는 단순한 예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관계를 설계하는 도구입니다. “이거 좀 해주세요.” “혹시 가능하시면 이 부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두 문장은 요구하는 내용은 같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다르게 반응합니다.

전자는 명령처럼 들리고, 후자는 존중처럼 느껴집니다. 단 2초 차이의 표현이 상대의 하루 기분을 바꾸고, 일에 임하는 태도를 바꿉니다. 나는 대표라는 자리에 오면서, 이 사실을 더 절실히 배우게 되었습니다. 대표는 결정하는 사람이고, 때로는 냉정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냉정함과 차가움은 다르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피드백이라도 “이건 부족합니다.”“여기까지 온 건 정말 잘하셨어요. 다만 이 부분만 조금 더 다듬으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는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특히 이별의 순간에서 말투의 힘은 더 선명해집니다. 함께 일하던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날, 성과표나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날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으로 나눈 몇 마디 말입니다. “이 회사에 있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표님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어디서든 응원하겠습니다.”

이런 말은 시간이 지나도 문득 떠오릅니다. 어느 날 문득, 커피를 마시다 생각나고, 비슷한 상황을 마주할 때 다시 떠오릅니다. 마음 한쪽을 조용히 따뜻하게 데웁니다. 반대로, 무심하게 던진 차가운 말 한마디는 작은 가시처럼 오래 남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설명 없이 던진 말은 상대의 기억 속에서 계속 자라게 됩니다.

미국의 작가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난하지 말고, 진심으로 칭찬하라. 그리고 어떤 부탁도 다정하게 표현하라.” 이 말은 단순한 인간관계 기술이 아닙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오래된 원리입니다. 사람은 명령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존중은 대부분 말투를 통해 전달됩니다.

일은 엑셀에 남고, 시스템에 남고, 숫자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말은 사람의 마음에 남습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자주 생각합니다.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될까, 아니면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될까?’ 그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했는가, 말 한마디에 존중이 담겨 있었는가, 마지막 순간에 따뜻함이 남았는가, 결국, 말은 결과보다 오래 남습니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누군가의 기억을 따뜻하게 만들고, 다시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말투에, 내가 상대를 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지, 그리고 오늘 내가 남길 기억은 어떤 온도일지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