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살다 보면 ‘모르는 척’해야 할 순간을 자주 만납니다. 그것은 무지하거나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지혜롭게 침묵을 선택하는 태도 때문입니다. 인간관계 속에서 모든 것을 알고, 모든 일에 반응하려는 태도는 때로 관계를 파괴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특히 높은 자리나 책임을 맡은 사람일수록, 더 넓은 시야와 여유가 필요합니다. 지도자는 사람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까지 일일이 캐묻거나 따지기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넘어가는 품격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것을 드러내고 밝혀야만 정의롭고 현명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에는 덮어 주는 것이 사랑이고, 모르는 척 지나가는 것이 진정한 통찰입니다.
성경에서도 우리는 이와 같은 하나님의 성품을 자주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다 알고 계시지만, 매 순간 그것을 들추어내시지 않습니다. “그가 우리를 우리의 죄대로 처벌하지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대로 갚지 아니하셨다”(시편 103:10)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때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시며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닮는다면, 우리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말다툼과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상대의 부족함을 굳이 캐묻지 않고, 실수를 덮어 주며, 불쾌한 상황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진정한 인격의 성숙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 말해야 할지를 알고, 더 중요한 것은 언제 침묵해야 할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밝혀야만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침묵이 사랑이고, 모르는 척이 용서이며, 그냥 지나가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길입니다.
오늘 하루, 혹시 누군가의 부족함이 눈에 띄더라도, 굳이 말하지 않고 덮어 주는 은혜를 선택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나의 부족함을 그렇게 덮어 주셨듯, 우리도 다른 이를 향해 같은 자비를 흘려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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