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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마음에 드는 어른을 찾는다는 것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29.

사람은 누구나 삶의 길에서 길잡이가 되어줄 스승을 원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나의 삶을 비추고, 내 앞길을 밝힐 수 있다면 그것보다 든든한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에 드는 어른”을 찾고 싶어 합니다. 내가 존경할 만하고, 내 마음에 꼭 맞는 가르침을 주는 사람과 함께 살면 내 인생이 안정되고 풍성해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런데 한 제자가 바로 이런 마음을 품고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마음에 드는 어른을 찾아서 그분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스승은 잠시 제자의 말에 귀 기울이다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로군. 그런데 잘 생각해 보게. 자네의 말은 결국 그 어른의 뜻을 따라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네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그 어른이 살아주기를 바란다는 말이 아닌가?”

순간 제자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그는 진정 스승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기준에 맞는 스승을 찾으려 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겸손히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을 곁에 두고 안주하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깨달음 앞에서 제자는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워 엎드려 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흔히
“내게 맞는 지도자, 내 마음에 드는 목회자, 내 기준에 맞는 공동체”를 찾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내 마음에 드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가입니다. 내가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진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편하고 거슬리지만, 내 안의 교만과 욕망을 찔러 깨뜨리는 말이 참된 가르침일 때가 많습니다.

진짜 스승은 제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자의 눈을 열어 주고 마음을 깨어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주 아픔을 느끼고, 자존심이 무너지고, 내가 틀렸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참된 제자는 언제나 겸손히 배우고, 기꺼이 자기 뜻을 내려놓고 스승의 길을 따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내게 잘 맞는 신앙, 내게 위로가 되는 신앙, 내게 편안한 교회”를 찾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속에는 사실상 하나님을 따르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 뜻에 맞춰 주시기를 바라는 욕망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태복음 16:24)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내 뜻, 내 기준, 내 만족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뜻을 좇아가는 것. 그것이 제자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스승을 만났을 때, 그 스승은 우리를 내 뜻대로 살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를 깨뜨리고,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더 큰 진리의 길로 이끌어 줍니다. 그러므로 참된 제자라면
“내 마음에 드는 스승”을 찾으려 하기보다, 나를 바르게 세워 주는 스승을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가면, 우리의 참 스승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인간의 스승은 그분께로 향하는 길잡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늘 겸손히 묻고 따져야 합니다.
"나는 지금 내 마음에 드는 신앙을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주님의 뜻에 합한 신앙을 따르고 있는가? 나는 나를 기분 좋게 하는 말을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내 영혼을 바르게 세우는 말씀을 붙들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의 교만이 드러나고, 우리의 연약함이 폭로되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진정한 배움과 순종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어른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낮추어 참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때 우리는 스승뿐 아니라, 세상 만물과 매일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깊은 가르침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