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인도의 한 도시에서 한 청년이 병으로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온몸에 붉은 발진이 돋아 천연두처럼 보였고, 곁에 있던 이들은 님나무 잎을 둘러놓으며 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여행을 갔던 여행객은 친구의 아들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위로하고 격려하려고 그 곁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 그의 마음은 온통 불안으로 뒤덮였습니다. ‘혹시 내가 천연두에 감염된 것이 아닐까? 발진이 돋으면 어떻게 하지? 한국 가족들은 누가 대신 전해 줄까? 내가 곧 죽는 것은 아닐까?’
그날 밤, 단순한 피부 발진 하나에도 그의 마음은 ‘죽음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만든 이야기는 현실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그를 지배했고, 그는 이미 병자가 되어 죽음의 문턱을 넘는 것처럼 두려움 속에서 잠을 설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확인된 것은, 그 청년은 천연두가 아니라 수두였고, 그의 등에 난 것은 땀띠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가 그때 깨달은 것은 이것입니다.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입니다. 성경도 이렇게 말합니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마음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실제인 것처럼 꾸며내고, 그 이야기에 조건과 형상을 입히며, 현재의 삶을 빼앗아갑니다. 밤새 그가 경험한 공포는 실제 병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꾸며낸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두려움, 불안, 염려도 결국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일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그런즉 염려하여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마태복음 6:25, 27).
염려는 마음이 만든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고, 보호하시는데, 우리는 ‘내일 일’이라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허상 때문에 고통을 당합니다. 주님은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다”(마태복음 6:34)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은혜는 오늘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하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강 안에서 주인이 되십시오. 마음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면 우리는 마음의 하인이 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먼저 마음을 지어내는 이야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붙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안이 찾아올 때 기도로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평강이 내 마음을 지켜주시도록 신뢰하는 것입니다.
염려가 시작되면 기도로 이름을 붙이십시오. “주님, 지금 제 마음이 두려움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정하고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그리고 감사로 오늘을 붙드십시오. 내일의 불안보다 오늘의 은혜를 감사하십시오. “오늘도 주님이 먹이시고, 입히시고, 지켜주셨습니다.” 또한, 말씀으로 현재에 서십시오. 두려운 상상보다 강력한 것은 말씀입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하시니 내가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라” (시편 118:6).
그 인도 청년은 결국 회복되었고, 제 몸의 발진은 땀띠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제가 겪은 두려움은 오히려 더 깊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마음은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지만, 하나님의 평강은 우리를 세워 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마음이 이야기를 꾸며내며 우리를 흔들어 놓을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이렇게 고백해야 합니다.
“주여, 제 마음이 두려움의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게 하시고, 오직 말씀 위에서 하나님의 평강을 누리게 하소서.” 그럴 때 우리는 마음의 하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강 안에서 자유로운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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