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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다정한 사람 - 말에는 체온이 있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31.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말에는 체온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말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를 실어 나르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말투로 건네느냐에 따라, 그것은 칼이 되기도 하고 손이 되기도 합니다. 찌르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어깨에 살며시 얹히는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은 회의 자리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꺼냈습니다. 말은 완벽하지 않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논리적으로도 맞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눈에 띄게 식어 버렸습니다. 말을 꺼냈던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그 이후로는 회의 내내 침묵했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닫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이런 방향은 어떨까요?” 의견은 같았습니다. 결과도 같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사람을 남겼을 것입니다. 상대의 생각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이어갈 여지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앞의 말이 문을 닫는 말이라면, 뒤의 말은 문을 두드리는 말입니다. 말은 언제나 관계의 문 앞에 선 손끝과 같습니다. 거칠게 두드리면 안에서 놀라 문을 잠가 버리고, 조심스럽게 두드리면 안에서 문을 열 준비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옳은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말을 어떤 온도로 건네느냐입니다.

우리는 삶에서도 그 차이를 여러 번 경험합니다. 누군가 내게 날카로운 조언을 했지만, 말투에 배려가 담겨 있을 때는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
이 말은 나를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라, 세워 주려는 말이구나.” 그렇게 느껴질 때, 우리는 기꺼이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내용은 맞지만 말투가 차가웠던 말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걸려 상처로 남습니다.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말에 체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
진심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진심은 말투를 통과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닿지 않습니다. 진심은 마음속에만 있을 때는 아무 힘이 없습니다. 말투는 진심의 포장지입니다. 아무리 귀한 선물이라도 거칠게 던지면 상대는 먼저 경계부터 하게 됩니다. 반대로, 소박한 말이라도 따뜻하게 건네면 상대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교회에서도 관계가 어긋나는 많은 이유는 내용이 아니라 말투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보다 먼저 상대가 느낀 것은 ‘태도’입니다. 말투에는 존중이 드러나고, 말투에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 배어 있습니다.

말이 차가우면, 듣는 사람의 마음도 방어적으로 굳어집니다. 그러나 말이 따뜻하면, 사람은 자기 마음을 조금 내려놓습니다. 그래서 말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이 드러나는 영적인 태도에 가깝습니다.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인지, 살리려는 마음인지가 말투 속에 그대로 묻어납니다.

하나님께서도 언제나 사람을 살리는 언어로 다가오십니다. 진리를 말씀하시되, 사람을 꺾는 방식이 아니라 회복으로 부르시는 방식으로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무조건적인 공감도, 진리를 숨기는 침묵도 아닙니다. 다만, 진리를 말하되 사랑의 온도로 말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사람과 살아가고, 사람과 일하며, 사람 속에서 하나님을 배웁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남기는 가장 오래가는 흔적은 업적이 아니라 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말의 온도입니다. 어떤 사람을 떠올릴 때 “
그 사람 말은 늘 따뜻했어”라고 기억된다면, 그것은 참으로 복된 인생의 흔적입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내 말에는 체온이 있었는가, 내 말투는 사람을 닫게 했는가, 열게 했는가, 말은 관계를 만들고, 말투는 사람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말의 온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사람의 마음에 남습니다.

오늘도 나는 내 말에 체온을 담아 봅니다. 차가운 세상 한가운데서, 누군가에게 잠시라도 숨 돌릴 수 있는 따뜻한 언어가 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