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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신앙

물가를 향한 사슴처럼 - 낙심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는 영혼의 노래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12.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2:11)

사슴이 목이 말라 시냇물을 찾아 헤매는 모습은 생명을 향한 본능적인 갈망의 상징입니다. 시편 42편은 바로 그 갈망의 노래입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찾는 갈급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1절)

이 고백은 단순한 종교적 표현이 아니라, 생존의 절박함에서 나온 외침입니다. 마치 광야에서 물 한 모금이 없으면 생명이 꺼져가듯,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없는 삶이 숨 쉴 수 없는 사막 같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하나님을
‘살아 계신 하나님’이라 부릅니다. 신앙의 대상이 단순한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라, 지금도 자신을 바라보시고 들으시는 인격적인 하나님이라는 믿음이 그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믿음과 다르게 느껴집니다. 시편 기자는 조롱을 받습니다.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사람들의 비아냥이 귓가를 때립니다. 눈물은 그의 음식이 되었고, 밤낮으로 슬픔이 그를 지배합니다. 그는 예전에 하나님의 집에서 예배드리며 찬양하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때는 하나님이 너무 가까이 계셨고, 공동체 안에서 감사와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홀로 남겨져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이 오히려 현재의 공허함을 더 깊게 만듭니다.

그런데 놀라운 전환이 일어납니다. 시편 기자는 낙심과 불안을 느끼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5절)

그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눈물과 절망, 외로움과 조롱이 그를 짓누르지만, 그 안에서 믿음의 시선을 다시 하나님께 돌립니다. 낙심하는 자신을 질책하며,
“소망을 두라”고 명령합니다. 믿음은 감정의 영역을 초월한 ‘의지의 방향’입니다. 하나님께 소망을 두기로 결단하는 그 순간, 시편 기자는 절망의 무게를 이기는 영적 전환점을 맞습니다.

그의 기도는 여전히 이어집니다.
“내 영혼이 내 속에서 낙심이 되므로 내가 주를 기억하나이다.”(6절) 이 말은 현실의 어둠 속에서도 ‘기억’이 믿음을 붙드는 유일한 끈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요단 땅, 헤르몬, 미살 산, 그가 흩어진 곳 어디서든, 그는 여전히 하나님을 기억합니다. 하나님을 느끼지 못해도, 여전히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시편 기자는 또한 하나님의 주권을 깊이 인정합니다.
“주의 폭포 소리에 깊은 바다가 서로 부르며 주의 모든 파도와 물결이 나를 휩쓸었나이다.”(7절) 그는 자신을 덮치는 고난의 파도를 ‘주의 물결’이라 부릅니다. 즉, 자신의 고통조차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이 고백은 고난의 의미를 바꿉니다. 인생의 폭풍이 나를 삼키는 것 같아도, 그 폭풍조차 하나님이 허락하신 범위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파멸이 아니라 정화의 과정이 됩니다.

시편 기자는 낮에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밤에는 찬송을 고백합니다. 낮과 밤이 교차하듯, 삶에는 밝음과 어둠이 함께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시간 속에서도 그는
“생명의 하나님께 기도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단지 절망의 대상이 아니라, 여전히 생명의 근원이십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여전히 묻습니다.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믿음의 사람이라도 이런 질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 등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그 절규를 쏟아냅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믿음’입니다. 믿음이란 감정이 평온할 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낙심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계속 나아가는 의지입니다.

그리고 시편의 마지막은 다시 처음과 같은 고백으로 끝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11절)

시편 42편은 인생의 한가운데서 믿음이 흔들릴 때마다 되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멀리 느껴질 때, 응답이 없을 때, 우리는 낙심 속에서 자신에게 말해야 합니다.
“내 영혼아, 낙심하지 말라.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분은 여전히 살아 계시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눈물을 기억하시며, 언젠가 당신의 입술에서 다시 찬송이 흘러나오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은 영적 생명력의 증거입니다. 낙심은 믿음의 반대가 아니라, 믿음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기억’은 신앙의 숨결입니다. 하나님이 느껴지지 않을 때, 기억하십시오. 파도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하십시오. 그분의 인자하심은 낮에도 밤에도 함께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