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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속으로

물처럼 흐른 피땀, 그 사랑의 무게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2.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누가복음 22:44)

겟세마네의 동산, 그 고요한 밤에 주님의 기도는 처절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은 모두 잠들어 있고, 홀로 무릎 꿇은 예수님의 입술에서는 간절한 기도가 터져 나옵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단지 말이 아니라, 피가 섞인 땀방울로 몸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땀이 핏방울처럼 땅에 떨어졌다는 이 한 문장은, 우리를 위해 주님이 얼마나 깊은 고통을 감당하셨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주님은 이 순간에 어떤 고통을 겪으셨을까요? 그는 채찍에 맞은 것도, 못에 찔린 것도 아닌데 피를 흘리셨습니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
혈한증'이라 불리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생리적 반응만이 아니라, 이것은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솟구친 고통의 증언이자,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왜 주님은 이토록 괴로워하셨을까요? 그것은 단순한 죽음의 공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죄악, 즉 한 사람, 한 민족, 한 세대가 아닌 모든 인류의 죄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죄와 거룩하신 하나님의 분노 사이에 서야 했고,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죄가 가져오는 죽음, 하나님의 진노, 심판, 그리고 유일한 희생 제물로서의 사명을 혼자 감당하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통이 자발적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습니다. 상처 없이도 향기를 내는 향나무처럼, 주님은 아직 창에 찔리지 않았고, 십자가에 달리기 전임에도 피를 흘리셨습니다. 강제로 쏟은 피가 아니라, 먼저 흘리신 피였습니다. 아무도 “
샘물이여, 흘러나오라” 하지 않았지만, 그 사랑은 스스로 터져 나와 땅을 적셨습니다.

사랑은 억지로 흐르지 않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자발적인 희생을 동반합니다. 그 피땀은, 죄 없으신 그리스도께서 죄인 된 나를 위해 얼마나 절박하게 싸우셨는지를 말해줍니다. 죄를 짓는 데는 익숙하면서도, 죄와 싸우는 데는 너무 약한 우리의 실상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히브리서 12장 4절의 말씀이 여기서 울려 퍼집니다.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

예수님은 피흘리기까지 싸우셨습니다. 그것도 자기 죄가 아닌, 우리의 죄를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해야 할까요? 오늘도 마음속에 솟아오르는 탐심, 정욕, 교만, 불신, 분노와의 싸움 앞에 주저앉아 버리고 마는 우리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
깨어 기도하라, 시험에 들지 않게 하라.” 땀을 흘리며 기도하신 그 주님을 바라보면, 우리도 죄와 싸움에서 그분의 능력으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구세주는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을 뿐 아니라, 십자가에 이르기도 전에 사랑으로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것이 겟세마네의 피땀입니다. 그 피는 단지 고통의 증거가 아니라, 사랑의 정수요, 희생의 정점입니다.

그러므로 유혹의 순간마다 그 피땀을 기억하십시오. 주님의 몸에서 흘러나온 그 붉은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깨우고, 무릎을 꿇게 하며, 다시금 주님을 향하게 만듭니다. 피흘리기까지 죄와 싸우는 삶, 그것이 우리가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