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언 18장 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미련한 자는 명철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기만 기뻐하느니라.” 이 구절은 우리 인생에 자주 반복되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곧, 지혜로운 삶은 듣는 데서 시작되며, 미련한 삶은 자기 고집에서 끝난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날 두 나그네가 말을 타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장님이었습니다. 그들은 들에서 하룻밤을 묵었고, 다음 날 아침 장님은 손에 채찍을 든 줄 알고 그것을 붙잡고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반쯤 얼어붙은 뱀이었습니다. 함께 가던 나그네는 이를 보고 급히 외쳤습니다.
“이봐요, 당신이 쥔 것은 채찍이 아니라 뱀이오! 어서 버리시오!”
그러나 장님은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내가 장님이라는 것을 이용해 속이려는군요. 내가 좋은 채찍을 얻은 것이 샘이 나는 것이지요!” 그는 충고를 무시했습니다. 결국 날씨가 따뜻해지자 뱀은 서서히 기운을 회복했고, 장님의 팔을 물었습니다. 그는 결국 말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잠언 18장 2절의 교훈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장님이 들은 충고를 무시한 이유는 단순히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자기의 생각을 더 신뢰하고, 남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듣는 것을 거부한 순간, 그는 지혜로워질 기회를 스스로 차단해 버렸습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말 속에서, 삶의 경험 속에서,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명철을 얻게 됩니다. 명철이란 단순한 지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깨달아 아는 지혜’, 곧 상황을 분별하고 올바르게 행동할 줄 아는 통찰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늘 내 말만 하고, 내 주장만 내세운다면 어떻게 명철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현대 사회는 특히 ‘자기 주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SNS, 토론,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정반대로 가르칩니다. “듣는 자가 지혜로워진다”고 말입니다. 듣지 않는 사람은 배울 수 없고, 배우지 못하면 결국 미련함 속에서 스스로 파멸을 불러옵니다.
특히 신앙의 길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더욱 위험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인생의 가장 확실한 길잡이입니다. 그러나 내가 내 목소리만 높이고, 하나님의 음성에는 귀를 닫는다면, 장님이 뱀을 채찍으로 착각한 것처럼 결국 스스로 파멸의 길로 가고 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 제 마음이 고집으로 닫히지 않게 하소서. 남의 말 속에서, 말씀 속에서, 성령의 속삭임 속에서 주님의 지혜를 듣게 하소서.” 듣는 귀를 가진 자만이 명철을 얻게 되고, 명철을 얻은 자만이 생명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결국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는 단순히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길, 곧 생명의 길입니다.
나는 내 말에만 집착하는가, 아니면 타인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가?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이 ‘채찍’이라고 확신하지만, 혹시 실제로는 ‘뱀’일 수 있지 않은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을 살고 있는가?
'신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넓은 하수와 강으로 둘러싸인 교회 (2) | 2025.08.18 |
---|---|
믿음으로 모든 것을 맡길 때 일어나는 갈등 (2) | 2025.08.18 |
세상 염려와 주님 사이의 경쟁 (2) | 2025.08.18 |
영적인 삶을 위하여 - 하나님은 나의 모든 것이 되시는 분 (2) | 2025.08.16 |
푸른 나무와 마른 나무 - 십자가가 전하는 경고와 은혜 (2) | 2025.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