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시편 84:10~11)
사람은 누구나 쉼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쉼은 단순히 몸을 눕히는 휴식이 아닙니다. 마음이 돌아갈 곳을 찾는 쉼, 존재가 안착하는 쉼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쁘지 않은 삶을 살아도,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마음은 늘 떠돌이처럼 불안한 것입니다.
시편 84편은 바로 그 방황하는 인간에게 “참된 쉼이 어디에 있는가”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3절) 이 고백이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참새와 제비라는 존재 때문입니다. 이들은 작고 연약하며, 언제든 쫓겨날 수 있는 생명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미약한 존재들에게조차 집을 주십니다. 보금자리를 허락하십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은 위대한 자들만 머무는 성소가 아니라, 연약한 존재들이 안식할 수 있는 집이라는 사실이 이 한 절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 속에서 우리는 강한 척 살아가지만, 실상은 늘 불안에 흔들리는 작은 새와 같습니다. 성취와 인정, 성공이라는 이름의 둥지를 만들려 애쓰지만, 폭풍이 불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시편 기자는 참된 보금자리는 주님의 제단 가까이에 있다고 말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10절) 이 고백은 종교적 과장이 아닙니다. 이것은 본향의 쉼을 맛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백입니다. 하나님 앞에 머무는 단 하루가, 하나님 없이 성공한 천 날보다 낫다는 깨달음 입니다. 이것은 신앙의 정보가 아니라 경험입니다. 돌아갈 집을 아는 사람이 가진 평안인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걷고 있습니까.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길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그저 남들 가는 방향으로 걷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때 떠오르는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는 ‘십자로’로 알려진 주요 도로 교차점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순경이 순찰 중에 길을 잃고 울고 있는 꼬마를 발견했습니다. “집에 가고 싶은데 길을 모르겠어요.” 순경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그 십자로까지 데려갔습니다. 아이는 한참 주위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외쳤습니다. “아, 아저씨! 여기서부터는 길을 알아요!” 그리고 아이는 집을 향해 힘차게 달려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미담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길을 알게 됩니다. 십자가는 목적지가 아니라 방향을 회복하는 자리입니다.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다시 알게 되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내가 그토록 찾던 쉼은 세상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길 위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이렇게 부릅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시라.”(11절) 해는 생명을 살리고, 방패는 생명을 지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에너지원이시며 동시에 보호자이십니다. 이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이 바로 본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항상 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방향만큼은 분명합니다. 십자가를 지나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인 것입니다.
본향의 쉼을 아는 사람은 다릅니다. 상황이 흔들려도 삶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세상이 주는 쉼과 하나님이 주시는 쉼의 차이를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묻습니다. “어디에서 쉬고 있는가?” 그리고 시편은 우리를 참새와 제비가 머문 그 자리, 주님의 임재가 있는 그곳으로 초대합니다. 당신도, 나도 지금 그 길을 걷고 있어야 합니다. 해요 방패이신 우리 주님과 함께 그 길 끝에는 반드시, 본향의 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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