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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불타는 떨기나무와 모세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5.

도메니코 페티, <불타는 떨기나무와 모세>, 1613~14, 오스트리아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모세가 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떼를 치더니 그 떼를 광야 서쪽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 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 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모세가 이르되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 하니 그 때에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이르시되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애굽기 3:1~5, 10)

요셉이 애굽의 총리로 있으면서 야곱의 자손을 모두 고센땅에 살게 한 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요셉이 죽은 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왕이 되면서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학대를 받게 되었습니다(출애굽기 1장),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해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게 하셨는데,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이 모세를 통해 시작되 었습니다(출애굽기 2장).

모세는 히브리인이었으나 이집트 왕궁에서 공주의 양자가 되어 왕자 신분으로 자랐습니다. 어느 날 모세는 자기 동족인 히브리인이 이집트인 관원에게 매를 맞는 것을 보고 격분해 이집트인을 죽인 뒤 미디안 광야로 도망했습니다. 모세는 그곳 제사장의 사위가 되어 양을 치며 40년을 살았습니다. 어느 날 호렙산에 간 모세는 떨기나무에 불이 붙은 것을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나무가 타지 않았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애굽기 3:5)

그림을 보면, 모세가 앉아서 신을 벗고 있습니다. 그의 옆에 양 한 마리가 앉아서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떨기나무에 불이 붙어 있습니다. 불은 하나님의 영광과 권능을 의미하는 데, 그림 전체 화면에 생명을 불어 넣는 효과를 자아냅니다. 모세는 40년 전 자신의 뜻으로, 자신의 힘으로 동족의 지도자인양 행동하였던 과오가 있습니다. 40년 동안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내린 가르침은 자신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40년이 흐른 뒤 모세 앞에 나타나신 하나님이 처음 하신 말씀은,
"일하러 가라"가 아니고 "네 신을 벗어라"입니다.

신을 벗는다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자기가 가진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내가 지금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의 자아를 부인하고서야 하나님께로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태복음 16:24)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신 그 순간, 떨기나무는 타고 있었지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타오르되 소멸되지 않는 떨기나무는,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앞에 선 인간의 연약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의 시간과 생각, 열정과 계획은 쉽게 꺼지거나 소멸되기 마련이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꺼지지 않고, 하나님의 뜻은 타오르되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광야에서 이름도 명예도 없이 살아야 했습니다. 이집트 왕궁에서 익힌 리더십이나 배움, 정의감은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자격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시간과 장소에서, 하나님은 모세를 다듬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광야는 훈련의 장소였고, 떨기나무 앞은 부르심의 장소였습니다.

모세가 신을 벗은 행위는 단순한 예절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인간이 자기 권리를 내려놓는 행위입니다. 땅은 거룩했지만, 그 땅에 서 있는 존재가 거룩해지기 위해선 반드시 내려놓음이 필요했습니다. 지도자 모세 이전에, 자아를 내려놓은 모세가 먼저 되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신을 신고 하나님 앞에 서고 있습니까? 세상의 논리, 과거의 성공, 자격에 대한 자부심, 혹은 여전히 내려놓지 못한 자기 의지의 신을 신고 계신가요? 하나님의 불은 지금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신을 벗는 일입니다. 그곳이 거룩한 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땅은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땅이 아닙니다. 내가 주장할 수 있는 땅이 아니라, 무릎 꿇고 경외함으로 서야 할 땅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사람을 부르십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은 결코 재능이나 경력, 열정 때문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십니다. 불타는 떨기나무 앞에 선 모세처럼, 우리도 먼저 신을 벗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일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일은 우리의 힘으로가 아니라, 타오르되 사라지지 않는 그분의 영광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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