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한복음10:10)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가리는 도덕적 선언이 아니라, 인간의 생사(生死)를 꿰뚫는 근본적인 실재에 대한 진리입니다.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이니다”(요 17:17)라고 고백하셨고, 또 빌라도 앞에서는 “나는 진리에 대하여 증거하려 왔다”고 하셨습니다(요 18:37).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이 ‘진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성경의 진리는 단순한 정보나 교훈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망이 생명으로 바뀌는 과정 자체입니다. 다시 말해, 율법 아래에서 죽음이 선고된 인간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생명에 이르게 되는가, 그 복음의 여정이 진리입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롬6:23) 하나님의 율법은 거룩하고 의로우며 선하지만, 인간의 죄된 본성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를 정죄합니다. 율법은 죄를 알게 하며, 죄는 우리에게 죽음을 안겨줍니다. 이는 아담 이후 인류가 모두 직면한 실존적 비극입니다. “범죄하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노릇 하였나니”(롬 5:14). 인간은 그 존재 자체로 이미 사망 아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율법과 계명이 십자가로 수렴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사망을 선고하던 율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완전한 해결을 맞이합니다. “율법의 의가 우리에게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라”(롬 8:4).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요구를 자기 몸으로 다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사 53:5)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죄를 선포한 것이 아니라, 그 죄를 짊어질 한 분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바로 진리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망의 절정이자 동시에 생명의 시작입니다. 이는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우리 존재의 방향이 전환되는 놀라운 실재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 12:24)
이 진리는 역설적입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죽음이 생명의 통로라는 것. 이는 십자가를 통과하지 않고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신비입니다. 예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죽음은 더 이상 끝이 아닌,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습니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 15:55). 바로 이것이 진리이며, 성경 전체가 증언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진리를 단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진리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 진리는 바로 사망이 생명으로 옮겨지는 여정,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안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생명입니다.
혹시 당신의 신앙이 여전히 ‘율법 아래’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죄책감과 정죄감에 눌려 “나는 죄인이다”라는 선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 진리의 전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단지 죄를 드러내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닙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이 얻게 하려는 것이라” 율법 아래에서 우리는 죽었지만, 이제는 은혜 아래서 삽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면, 이제는 그분의 부활 생명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율법에 매인 채 스스로를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잡고 생명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롬 8:1~2)
우리는 더 이상 사망 아래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진리 되신 예수님이 우리를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셨기 때문입니다. 이 복음을 마음 깊이 새기고, 이제는 생명의 자리에 서서 살아가야 할 때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거기서 사망은 생명으로 바뀌었고, 절망은 소망으로, 죄인은 의인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 생명의 진리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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