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자 중에 참여한 자에게는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음이니라.”(전도서 9:4)
우리가 오늘 하루를 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은혜요 놀라운 기적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숨을 거두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혼란 속에서도, 이렇게 살아 있는 나를 붙들고 계신 분이 계시다는 것이 복음의 시작입니다.
삶은 고통으로 점철된 계절을 거듭합니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봄이 멀게 느껴지지만, 야생화는 언제나 그 혹독한 겨울 끝자락에서 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요 19:30)고 하셨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죽음의 자리에서 부활을 일으키셨습니다. 죽음 이후에도 생명이 피어날 수 있음을, 절망의 자리에서도 하나님의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눈물과 상실, 실패의 계절이 지나면,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 안에서 새로운 싹을 틔우십니다. 그분이 우리 인생의 구근이십니다. 겉으론 죽은 듯 보여도, 그분 안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 야생화 중 구근식물은 씨앗이 아닌 구근(알뿌리)으로 번식하며, 겨울이나 휴면기에도 구근이 땅속에서 생존해 이듬해 다시 성장합니다
어쩌면 가장 무거운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 왜 악한 자들이 존재합니까?", “그런 사람들마저도 하나님의 품 안에 있습니까?” 우리는 악을 멀리하고 싶지만, 진실로는 우리 모두 그 그림자 아래에 서 있습니다. 토머스 머튼이 말했듯이, “우리 모두는 자기기만과 탐욕, 위선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 안에도 범죄자의 씨앗이 있고, 그들 안에도 하나님의 형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원수들을 향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 23:34) 하나님은 우리 각자의 어두움까지 품으십니다. 그래서 복음은 ‘의로운 자를 위한 소식’이 아니라 ‘죄인과 무너진 자를 위한 소식’입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들이기에, 한 사람의 악과 한 사람의 선이 결국 세상을 함께 흔듭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사랑을 선택할 때, 세상은 조금 더 밝아집니다.
시인 월트 휘트먼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그 말은 이렇게 들립니다. “누구든지 나를 믿으면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요 11:25~26) 하나님 안에서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죽음은 ‘돌아감’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숨결로부터 왔고, 다시 그분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세상의 눈에는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눈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생명’입니다. 그분의 시간 안에서는, 잃은 것도, 버려진 것도, 헛된 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거대한 기적보다, 작은 일상 속에서 부활의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말 한마디, 이웃의 밥상을 함께 차려주는 손길, 홀로 앓는 이를 위해 중보기도 하는 시간,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생명이 세상에 스며드는 통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굶주린 이들에게 빵을 나누셨습니다. 그분의 기적은 언제나 “배고픈 자를 먹이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죄인을 용서하시는 일상 이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사랑이 바로 그분의 부활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하루는 한 땀입니다. 하루의 기도, 하루의 순종, 하루의 눈물이 모여 하나님께 드려질 ‘인생의 옷’이 되어갑니다. 때로 바늘땀이 엉키고, 실이 끊어지고, 구멍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기묘하게 엮으셔서 결국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내십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조차 그분의 손에서는 은혜의 실로 다시 이어집니다. 그러니 인생의 바늘땀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그 엉킴 속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요 선물’입니다. 내가 여전히 숨 쉬며, 사랑하고, 용서하며, 작은 일 속에서 그분의 뜻을 이뤄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복인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사 41:10) 그러니 이렇게 고백하십시오. “주님, 오늘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오늘의 고통 속에서도 주님의 손길을 봅니다. 그리고 내일, 다시 피어날 생명을 믿습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 있음이 ‘하나님의 선택과 은혜’임을 감사하십시오. 작은 사랑의 행동이 곧 부활의 씨앗이 됨을 기억하십시오. 실패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당신을 빚고 계심을 신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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