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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생명의 빛을 따라 걷는 길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18.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복음 8:12)

예수님은 초막절 마지막 날에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다시 선언하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이 말씀은 초막절이라는 유대인의 절기 속에서, 그리고 그 절기가 상징하던 모든 신학적 의미 속에서 예수님 자신이 그 모든 절기의 완성이심을 밝히 드러내신 선언입니다.

초막절 기간에 예루살렘은 밤낮으로 눈부실 만큼 불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46미터나 되는 거대한 촛대, 성전 곳곳에 세워진 금촛대들, 광야의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기념하며 세상에서 가장 밝은 도시로 변하던 예루살렘입니다. 유대인들은 그 불빛을 보며 이렇게 믿었습니다. "
하나님은 우리 민족에게만 빛을 주신다. 율법은 우리를 구원할 능력이 있다. 이 빛은 세상의 적들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정작 그 눈부신 불빛은 그들을 자기 의의 어두움 속에 깊이 집어넣고 있었습니다. 절기의 의미는 은혜를 기억하라고 주신 것이었는데, 그들은 절기를 자기 의를 증명하는 무대로 삼고 있었습니다.

초막절의 풍성한 수확은 사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 주신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영원히 기억하라는 하나님의 표적이었습니다. 유월절은 구원의 시작인  어린양의 희생을 의미합니다. 초막절은 구원의 완성인 하나님 나라의 풍요를 의미합니다.

결국 두 절기 모두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그 절기가 붙들고 있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 채, 오직 지금 당장의 필요,
“더 많은 수확”, “더 확실한 보호”, “더 큰 영광”만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예배당에 와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역시 이와 얼마나 닮아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예수님 앞에 간음한 여인을 끌고 와서 송사하던 유대인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들은 율법이라는 촛대를 높이 들고 있었습니다. 그 빛이 다른 사람의 죄를 밝히는 데에는 매우 유용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참빛이신 예수님이 그 자리에 서자, 그 빛은 그들의 얼굴을 비추었습니다. 그들의 음흉함, 그들의 교만, 그들의 자기 의, 그들의 숨겨진 죄, 예수님의 한 문장도 필요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 빛 앞에서 하나둘씩 떠나갔습니다.

빛은 이렇게 드러나게 합니다. 빛 앞에서는 숨길 것이 없습니다. 빛 앞에서는 인간의 모든 어두움이 노출됩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빛은 정죄하지 않습니다. 그 빛은 살립니다. 예수님은 여인에게 돌팔매질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자신의 죽음으로 그녀를 살리십니다. 이것이 생명의 빛입니다.

예수님은 “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따른다’는 말은 그분의 빛 아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의 죄를 감추지 않는 것, 나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나의 의지와 힘을 포기하고 주님의 은혜에 기대는 것, 어두움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빛 앞에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나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빛 앞에서 드러난 사람만이 진짜 자유를 얻습니다. 진짜 생명을 얻습니다. 진짜 구원에 이릅니다. 왜냐하면 그 빛은 정죄의 빛이 아니라, 구원의 빛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초막절의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의의 빛을 들고 서 있습니다. ‘
나는 이 정도면 괜찮다’, ‘내 기도, 내 노력, 내 봉사가 나를 지켜줄 것이다’,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낫다’, ‘하나님은 내게 복을 주셔야 한다’ 이것이 인간이 만들어내는 불빛입니다. 그러나 이 불빛은 결국 자신을 어두움 속으로 몰아넣는 빛일 뿐입니다.

참빛이신 예수님 앞에 나아가면 우리는 우리의 완전한 무능력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무능력을 덮고 품으시는 예수님의 완전한 은혜를 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
빛을 얻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빛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빛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빛을 ‘유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얻는 것입니다. 받는 것입니다. 은혜입니다. 예수님의 빛을 따라 사는 삶이란 내가 잘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나를 밝히시는 삶입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
나는 세상의 빛이다.” 그리고 이어서,“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우리의 어두움을 밝히 드러내고도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시며 오히려 우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어두움 속으로 들어가 찢겨 죽으신 그분을 따르는 사람은 이미 생명의 빛을 얻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빛은우리의 걸음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