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엡 5:15–18)
우리는 종종 “성령 충만”이라는 단어를 감정적이거나 신비로운 체험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성령 충만이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삶의 방식, 삶의 내용, 삶의 열매라고 말합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단순히 방언하거나, 어떤 특별한 영적 은사를 나타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로 충만해져 드러나는 사람입니다.
바울이 강조하는 성령 충만은, 과거에 단 한 번 일어나는 성령 세례와 구별됩니다. 성령 세례는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그리고 일회적으로 우리 안에 성령을 부어주시는 구속사적인 사건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고, 더 이상 육체에 속한 자가 아닌 영에 속한 자가 되었습니다(고전 12:13). 이것은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에게 이미 주어진 선물입니다.
그러나 성령 충만은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입니다. 원문에서 "충만함을 받으라"는 명령은 현재 수동태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을 가리킵니다. 이는 우리가 매 순간 성령의 다스림을 받으며 살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성령 충만은 단번의 체험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반복되어야 할 복음적 순종의 여정입니다.
성령 충만한 자는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합니다. 오순절 마가다락방에서 성령이 임하셨을 때, 베드로는 담대히 일어나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그 전까지 두려움 속에 숨어 있던 그가, 성령 충만함을 입고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언한 것입니다. 바나바, 바울, 스데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성령 충만은 입을 열게 하고, 복음을 말하게 하며, 그리스도를 자랑하게 합니다.
진짜 성령 충만은 자기 자신이나 자기 체험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를 드러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왜 그분만이 구원자인지를 선포하게 됩니다. 성령은 항상 예수께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요 16:14).
예수를 증거하려면, 예수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말씀을 제대로 아는 것 없이는, 복음의 진리를 온전히 전할 수 없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한다”(딤후 3:15)고 말했습니다. 말씀을 아는 것은 지식 축적이 아니라, 복음의 실재를 경험하고, 진리 가운데 행하기 위한 길입니다.
성령은 말씀을 통해 우리를 조명하시며, 진리를 깨닫게 하십니다. 교리와 진리를 무시한 채, 성령 충만을 외치는 것은 영적 혼란과 왜곡을 낳습니다. 왜냐하면 말씀 없는 성령 체험은 결국 인간의 감정과 열심으로 흘러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성령 충만한 자는 그 삶이 변화됩니다. 성령의 열매인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갈 5:22~23)가 삶 가운데 맺힙니다. 이것은 억지로 흉내 내는 외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내면 깊은 곳에서 변화된 본성이 열매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예수의 성품을 이루십니다. 이는 단지 도덕적으로 착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희생, 겸손과 순종을 닮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도 “그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의 음성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성령은 강제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양심을 조명하시고, 말씀을 통해 마음을 찌르시지만, 억지로 끌고 가지는 않으십니다. 우리가 반복적으로 그 음성을 거부하면, 결국 익숙해져 무감각해지고 맙니다. 이것이 곧 성령을 소멸하는 것입니다(살전 5:19).
또한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것은 악독, 분냄, 비방, 음란한 말, 거짓과 같은 육체의 행위들입니다(엡 4:30–31).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 하면서도 육신을 좇아 살고, 죄를 합리화하면, 성령께서 근심하시고 우리 삶에서 역사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면한 것입니다.
성령 충만은 곧 예수 충만입니다.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하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충만하다는 뜻이며, 그분의 말씀과 그분의 인격, 그분의 복음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충만함은 결국 우리 삶을 통해 흘러나와야 합니다. 사랑과 용서, 진리와 순종, 그리고 복음 전파로 드러나야 합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편지”(고후 3:3)로 살아갑니다. 말없이도 예수를 전하고, 고난 속에서도 예수를 증거하며, 세상의 악함 가운데서도 빛으로 살아갑니다.
"성령 하나님, 주의 뜻을 따라 살기를 원합니다. 제가 한때 받은 성령 세례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도 계속해서 주의 영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주의 말씀을 사모하게 하시고, 그 진리를 따라 살게 하시며, 제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드러나게 하옵소서. 죄악을 버리고 성령을 근심케 하지 않으며, 날마다 복음에 합당한 삶으로 성령의 열매를 맺는 자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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