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출애굽기 3:14 )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름은 신성한 네 글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YHWH라 불리는 이 이름은 너무 거룩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감히 입으로 발음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에도 ‘아도나이’(주님) 라는 다른 표현으로 대신 불렀습니다. 그런데 신학자들은 이 이름 속에 깊은 비밀이 숨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단순히 입술로 발음하는 소리가 아니라 숨으로 내쉬는 소리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들이쉴 때와 내쉴 때 나는 호흡의 소리,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 호흡이 곧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깨달음에 이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하는 일은 울음이 아니라, 사실은 숨을 내쉬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땅에서 떠나는 마지막 순간, 마지막 호흡을 내쉴 때까지도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태어남에서 죽음까지, 인생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시간인 셈입니다.
장례 예배에서 자주 부르는 찬송가 338장은 이러한 믿음을 노래합니다. 특히 4절 가사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야곱이 잠 깨어 일어난 후 돌단을 쌓은 것 본받아서, 숨질 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임종의 순간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찾아올 때가 많습니다. 가족이 곁에 있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고,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겨진 가족의 슬픔과 충격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출애굽기 3장 14절 말씀을 나누십시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하나님의 이름은 사람의 입술이 아니라, 호흡을 통해서만 발음되도록 주어진 이름입니다. 그래서 누구든,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살아 있는 한 숨 쉬는 매 순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그 이름을 부르다가, 마침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남겨진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고인이 마지막까지 하나님을 부르다가 하나님의 품으로 들어갔다는 고백은, 신앙이 있는 이들에게는 소망을,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깊은 경청과 묵상을 불러옵니다. 하나님은 해와 비를 선인과 악인에게 골고루 주시는 분이시듯, 자신의 이름도 누구나 부를 수 있도록 호흡에 담아 주셨습니다. 입술의 언어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평히 주어진 생명의 호흡으로 불리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 이름이야말로 우리의 존재를 지탱하는 호흡이자, 삶의 시작과 끝을 잇는 가장 깊은 기도의 언어입니다. 인생의 처음 울음에서부터 마지막 숨결까지, 우리의 모든 날은 하나님을 부르는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가 내쉬는 한숨조차도, 감사의 호흡조차도, 지쳐 내뱉는 숨결조차도 모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분의 이름 안에서 평안을 누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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