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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스쳐가는 길 위에서, 마음의 길을 걷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2.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은 것들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갑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바람뿐이지만, 사실 우리 삶을 스쳐간 것은 바람만이 아닙니다. 어떤 그리움도 스쳐 갔고, 어떤 사랑도 잠시 머물다 지나갔으며, 때로는 깊은 슬픔마저 조용히 우리 마음을 통과해 갔을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붙잡지 못한 것들을 후회하지만, 사실 인생의 많은 것들은 붙잡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움은 그리운 대로, 사랑은 사랑인 채로 놓아두고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그것을 억지로 움켜쥐려 하면, 우리는 결국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듯, 그리움에 넘어지고 사랑에 넘어지고 슬픔에 짓눌리고 맙니다.

낙엽이 깔린 산길을 걸어본 사람은 압니다. 우리가 걸어온 인생의 길이 언제나 꽃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푸른 청산도 걸어왔고, 먼지가 이는 들길도 지났으며, 물소리가 들리는 강길도 건너왔습니다. 봄의 길과 가을의 길도 이미 여러 번 지나왔습니다. 그렇게 많은 길을 걸어왔건만, 문득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목적지를 묻는 질문이기보다, 마음의 방향을 묻는 질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산길이나 들길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의 길은 끝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길은 짧아지는 것 같지만, 마음의 길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집니다. 부모님과 함께 걸었던 길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한 길이 있었으며, 친구들과 나란히 걷던 길도 있었습니다. 그 길들은 모두 달라 보이지만, 결국은 다 내 안에 남아 하나의 인생이 됩니다. 웃음으로 남은 길도 있고, 후회로 남은 길도 있으며, 말없이 아파하는 기억으로 남은 길도 있습니다.

길은 영원할 것 같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간도, 인생도, 관계도 내가 살아 있을 때만 가능한 선물입니다. 그래서 이별은 피할 수 없습니다. 부모님과의 이별, 가족과의 이별, 친구들과의 이별은 모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지만, 그 고통은 결국 내 안에서 하나의 깊은 상처가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시련이라 부르고, 운명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시련 속에서도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습니다. 함께 걸을 수 있을 때, 만날 수 있을 때, 건강할 때가 가장 귀하다는 사실입니다.

산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건강해야 하고, 내가 기쁠 수 있어야 하며, 내가 살아 있어야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떠나고 나면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걸을 수 있을 때, 지금 웃을 수 있을 때, 지금 만날 수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곧 인생의 지혜입니다.

이 길의 끝에서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소유도, 성취도 아닙니다. 함께 걸었던 기억, 스쳐갔지만 마음에 남은 사랑, 그리고 놓아줄 줄 알았던 그리움입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마음의 길을 조용히 걸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