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슬픔을 구원하기 위해 나 자신을 제물로 삼지는 말라.”
불행을 만들지 말고, 성가신 일은 피하십시오. 이 말은 차갑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매우 따뜻한 지혜입니다. 우리는 종종 “참는 것이 미덕”이고, “다 받아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조금만 살아보면 세상에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고통, 굳이 짊어질 필요 없는 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령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켭니다. 뉴스 속에는 늘 분노할 거리, 절망할 거리, 남의 불행이 가득합니다. 출근길에는 누군가의 험담을 듣고, 점심시간에는 조직의 부조리를 씹고, 퇴근 후에는 SNS에서 또 다른 분노를 소비합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 그는 말합니다. “오늘도 너무 화가 나는 하루였어.” 가만히 보면 이상합니다. 화가 나는 일이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일 한 잔씩 독을 마시듯 찾아 마신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고대의 미트리다테스 왕은 독살을 두려워해 매일 소량의 독을 먹었다고 합니다. 몸에 내성을 키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내성을 키우려는 것도 아닌데, 매일 분노와 험담과 나쁜 소식을 자발적으로 삼킵니다. 그러고는 마음이 병들었다고, 세상이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지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나쁜 소식은 전하지도 말고, 받아들이지도 마십시오. 도움 되지 않는 말이라면, 아예 생각의 문 앞에서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도피가 아니라 정신의 위생입니다. 사람들은 달콤한 아첨에는 귀가 솔깃해지고, 사악한 험담에는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 사람 얘긴데…”로 시작하는 말 앞에서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십시오. 남의 험담을 듣고 난 뒤, 마음이 맑아진 적이 있습니까? 오히려 알 수 없는 불쾌함과 피로만 남지 않았습니까?
어느 직장에나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늘 누군가의 잘못을 전해주고, 늘 조직의 어두운 이야기를 들고 옵니다. 그는 “난 솔직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쳐 있습니다. 그와 대화하고 나면 에너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사실을 다 아는 것이 지혜가 아니라, 알 필요 없는 사실을 걸러내는 것이 지혜라는 것을 압니다. 또 하나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자기 인생에 슬픔을 예약해 두는 일입니다.
예를 들면, 늘 불평만 늘어놓는 친구가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자신의 불행을 쏟아냅니다. 처음에는 들어줍니다. 두 번째도 들어줍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를 만나는 날이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합니다. “그래도 오래된 친구니까.” “저 사람은 나밖에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점점 타인의 감정 쓰레기통이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그 친구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내 삶만 어두워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조언만 구하고 돌아서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진짜 도움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선택을 정당화해 줄 누군가를 찾을 뿐입니다. 그런 사람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걱정하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지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타인에게는 기쁨을, 자신에게는 고통을 주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더 나은 규칙은 이것입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구원하기 위해, 나 자신을 슬픔 속으로 몰아넣지는 마십시오. 내가 무너지면, 누구도 구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이 병들면, 선의조차 오래가지 못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차갑지 않습니다. 다만 경계를 세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불행을 키우는 말에서 물러설 줄 알고, 불필요한 분노에서 한 걸음 떨어질 줄 알며, 타인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구분할 줄 압니다. 그것은 이기심이 아니라 성숙함입니다. 그리고 그 성숙함이야말로, 오래도록 자신과 타인을 모두 살리는 지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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