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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말씀 묵상

시편 112편 - 은혜로 사는 삶의 행복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4. 12.

"은혜를 베풀며 꾸어 주는 자는 잘 되나니 그 일을 정의로 행하리로다. 그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함이여 의인은 영원히 기억되리로다."(시편 112:5~6)

어느 해 겨울, 한 노인이 병원 복도 의자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서울 외곽에 작은 공장을 세 개나 운영했고, 자녀들은 모두 좋은 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에 다녔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중얼거렸습니다.
"내 팔자야, 내 팔자." 곁에 있던 간호사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어르신, 많이 힘드세요?" 노인은 대답했습니다. "평생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어." 가진 것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감사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인데, 정신적으로는 가장 불행을 많이 호소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통계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수치가 오르고, SNS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넘쳐나지만 그 화면을 내려놓는 손끝에는 허탈함이 남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편 112편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행복은 소유의 양이 아니라 사랑의 방향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은혜 안에서 이웃을 향해 손을 펴는 사람이 진정으로 복된 사람이라고 시편 기자는 노래합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행복은 비교에서 온다는 착각입니다. 내 집이 옆집보다 크면 행복하고, 내 자녀가 남의 자녀보다 성적이 좋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논리대로라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지위가 높은 단 한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수십억은 항상 누군가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로 얻은 만족은 금세 새로운 비교 앞에서 무너집니다.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 일시적인 우월감에 불과합니다. 에리히 프롬이 말했듯,
"소유 양식으로 사는 사람은 늘 더 많이 가져야 안심하고, 늘 더 많이 가진 사람 앞에서 불안해합니다." 소유를 늘려서 행복해지려는 시도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일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짜 행복의 토대일까요?

시편 112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할렐루야,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여기서 복의 출발점은 소유가 아닙니다. 경외, 즉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은혜 안에 사는 사람은 이미 채워진 사람입니다. 그 충만함이 넘쳐 이웃에게 흘러가는 것이 시편 기자가 그리는 복된 삶의 초상입니다.

한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논 몇 마지기가 전 재산이었지만, 그분은 해마다 첫 수확이 나오면 제일 먼저 교회에 드리고, 그다음엔 혼자 사는 이웃 노인네 집에 쌀을 들고 갔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분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돌아가실 때 자녀들에게 남긴 재산은 거의 없었지만, 장례식장에는 수십 년 묵은 감사의 마음을 품고 찾아온 이웃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소유가 많아서가 아니라, 받은 것을 흘려보낼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시편 5절과 6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 주는 사람은 모든 일이 잘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의로운 사람은 영원히 기억된다." 여기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삶에는 흔들리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병이 오고, 관계가 깨지고, 뜻밖의 상실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나눔으로 사는 사람은 그 흔들림 속에서도 뿌리가 뽑히지 않습니다. 파도가 쳐도 닻이 잡혀 있는 배처럼 말입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받은 것을 알아채는 데서 시작합니다. 오늘 숨을 쉰다는 것, 누군가와 밥을 먹는다는 것, 이 아침이 주어졌다는 것, 그 인식이 감사가 되고, 감사가 나눔이 되고, 나눔이 사랑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순환 안에서 인간은 비로소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당신도 사는 게 행복할 수 있습니다. 비결은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받은 것을 보는 눈, 그것을 흘려보내는 손,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그 길을 찾고, 그 길로 함께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