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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시편 91편 - 전능자의 그늘 아래 산다는 것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2. 7.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를 너의 거처로 삼았으므로”(시편 91:1,2,9)

시편 91편은 참 이상한 말씀입니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지고 위로가 되는데, 막상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습니다.
“재앙이 네게 가까이하지 못하리로다”, “화가 네 장막에 미치지 못하리니”, “전염병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신앙인이라고 해서 병에 걸리지 않는 것도 아니고, 사고를 피해서만 사는 것도 아닙니다. 믿음이 깊다고 해서 삶이 늘 안전하고 평탄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믿음 때문에 더 아프고, 더 흔들리고, 더 외로운 시간을 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편 91편은 자칫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약속, 혹은 믿음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는 말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 나는 이 말씀을 사는데도 여전히 불안한가?” “왜 하나님은 나를 지켜주신다고 하시는데, 나는 여전히 흔들리는가?” 그러나 시편 91편이 말하는 ‘보호’‘안전’을 육신의 차원에서만 이해한다면, 이 시편은 반드시 오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 기자는 말합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이 말은 어디론가 숨어 들어가면 안전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표현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자리를 말합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 전능자의 그늘 아래란 하나님께 속한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 생명의 근거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선언, 더 이상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고백입니다.

즉, 시편 91편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약속이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너의 생명은 하나님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왜 모든 재앙을 막아주시지 않는가,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왜 막지 않으셨습니까?” “왜 이런 병을 허락하셨습니까?” “왜 이 고통을 지나가게 하십니까?” 이 질문은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보호를 육신의 안전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이 땅에서 고통 없이 살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반복해서 말합니다.
"성도는 환난을 겪는다. 성도는 흔들린다. 성도는 때로 넘어지고, 아프고, 울부짖는다." 그러나 단 하나, 결코 빼앗기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생명의 자리, 구원의 위치입니다. 시편 91편이 말하는 보호는 고통의 부재가 아니라, 관계의 보존이며 믿음의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의 붙드심입니다.

시편 91편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사건은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육신의 눈으로 보면 완전한 실패입니다. 전능자의 아들, 하나님의 아들이 가장 무력한 방식으로 죽었습니다.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완성되었습니다. 부활은 말합니다.
“전능하심은 고난을 피하게 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난을 통과해 생명을 완성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시편 91편은 십자가 없는 보호 약속이 아닙니다. 오히려 십자가를 통과한 보호, 죽음을 지나서도 끊어지지 않는 생명의 안전을 말합니다.

14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이 사랑은 감정이 아닙니다. 상황이 좋을 때 드리는 고백도 아닙니다. 이 사랑은 하나님만이 나의 피난처라는 인정, 다른 안전장치를 내려놓는 믿음, 육신의 결과보다 하나님의 뜻을 더 신뢰하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리라.” 환난이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환난 속에서도 함께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전염병, 불안, 경쟁, 상실, 불확실성 속에 삽니다. 어디에도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돈도, 건강도, 관계도, 제도도 우리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편 91편은 오늘 더 절실합니다. 이 시편은 말합니다.
"너의 생명은 이미 안전한 곳에 있다. 너는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다. 너는 상처받아도 버려지지 않는다. 너는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신앙이란, 이 땅에서 잘 살아남는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끝까지 보존되는 생명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시라.” 이 고백은 문제 해결의 주문이 아니라 존재의 위치를 확인하는 믿음의 선언입니다. 비록 인생이 폭풍 속에 있어도 우리의 영혼은 이미 전능자의 그늘 아래 있습니다. 이 믿음의 세계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시편 91편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