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기다리며

시편 30:1~12

1여호와여 내가 주를 높일 것은 주께서 나를 끌어내사 내 원수로 하여금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심이니이다
2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매 나를 고치셨나이다 3여호와여 주께서 내 영혼을 스올에서 끌어내어 나를 살리사 무덤으로 내려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
4주의 성도들아 여호와를 찬송하며 그의 거룩함을 기억하며 감사하라
5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6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
7여호와여 주의 은혜로 나를 산 같이 굳게 세우셨더니 주의 얼굴을 가리시매 내가 근심하였나이다
8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고 여호와께 간구하기를
9내가 무덤에 내려갈 때에 나의 피가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진토가 어떻게 주를 찬송하며 주의 진리를 선포하리이까
10여호와여 들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를 돕는 자가 되소서 하였나이다
11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12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에는 깊은 어둠을 경험합니다. 마음의 무게가 너무 커서 숨이 막히고, 웃는 것조차 죄책감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시편 30편에서 다윗은 바로 그런 순간에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그는 스올의 어둠, 무덤의 문턱까지 갔다가 주님의 손에 의해 건져 올려졌다고 고백합니다. 원수들이 자신을 조롱할 기회를 얻지 못하도록 하나님이 그를 붙드셨다고 말합니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5절). 이 말씀은 신앙인의 삶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주는 고백입니다. 우리 인생에 눈물이 없는 날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이 전부가 아님을 주님은 약속하십니다. 지금은 저녁이고, 지금은 울음이 자리 잡고 있을지라도, 반드시 아침은 오고, 기쁨은 찾아옵니다.

몇 해 전, 청년 공동체 예배에서 합창단의 찬양을 들었던 날을 기억합니다. 그 합창단은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과 그들을 곁에서 함께하는 이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들이 노래하는 모습은 평화로웠지만, 우리 마음은 슬펐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래 너머로 여전히 지울 수 없는 눈물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 어머니가 조심스레 나눈 이야기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자식을 잃은 후에는 삶의 모든 행동이 죄처럼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웃으면 “자식 죽고도 웃는다”는 시선이 따라올 것 같고, 밥을 먹으면 “어휴, 자식 죽고도 저렇게 잘 먹는다”는 손가락질이 들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모여 웃고 떠들면, 자신은 오히려 울고 싶어지고, 시간이 지나도 그 상처는 나아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교회조차 “이제 그만하라”는 말 때문에 더 이상 다닐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고백을 들으며, 시편 기자의 절규가 떠올랐습니다. “내가 무덤에 내려갈 때에 나의 피가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진토가 어떻게 주를 찬송하며 주의 진리를 선포하리이까”(9절). 그 깊은 절망 속에서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다윗처럼, 오늘 이 땅에도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부르짖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또한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11절). 하나님은 우리 눈물을 모으시고, 그 눈물을 춤으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그 은혜가 없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세월호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 그리고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긴 이 땅의 수많은 영혼이, 다윗처럼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밤새도록 눈물이 머물렀다 할지라도, 반드시 아침이 오고 기쁨이 넘치리라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기를 말입니다.

그리고 그날이 올 때, 저들의 영혼이 잠잠할 수 없어 큰 소리로 주를 찬양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또한 그들과 함께 기도하며, 그들과 함께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침은 반드시 옵니다. 주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눈물도 주님 앞에 부어드리며, 우리를 다시 춤추게 하실 그 은혜의 아침을 기다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