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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에 속한 사람들

영에 속한 사람 - 애정과 욕망, 그리고 십자가의 길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10.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라디아서 5:24)

사람에게는 누구나 애정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연인과의 애모, 그리고 자신에 대한 애착까지… 애정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여정에서 이 애정은 가장 큰 시험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그분 자신을 가장 먼저, 가장 전적으로 사랑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면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의 애정의 중심을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하나님도 사랑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사람을 사랑하고, 또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려는 애정이 더 크게 자리 잡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애정을 헌신으로 여기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마음이 나뉘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만 향하길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도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마 22:37)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절대적이고 전인격적인 사랑입니다. 그 사랑 안에서는 우리 스스로 애정을 조종하거나 나누어 줄 여지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조차 그분의 뜻에 따라 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게 하시기도 하고, 반대로 관계를 끊게도 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고난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혼적 생명을 깊이 다루는 도구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자아적 애정과 욕망이 십자가에 못 박혀야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따를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자아가 죽은 사람은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다만 하나님의 명령에만 귀 기울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사랑이 언제나 순수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동기가 자기를 만족시키기 위함이라면 그것은 혼적인 사랑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열심히 봉사하지만, 사실은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면 그것은 자기중심적 사랑입니다.

반면, 영적인 사랑은 하나님의 영광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세상의 어떤 유익도 바라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겸손히 낮아지는 사랑입니다. 영적인 사랑은 정서의 기복에 흔들리지 않으며, 끝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혼적 애정은 감정이 사라지면 멈추지만, 영적 애정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집니다.

애정과 더불어 또 다른 큰 걸림돌은 욕망입니다. 욕망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의지를 자꾸만 가로막고, 자기중심적인 길로 몰아갑니다. 우리의 마음속 욕망은 늘 “
”를 중심에 두고, 그 결과 교만을 낳고, 조급하게 만들며, 때로는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사람은 욕망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욕망이 거슬러 오는 환경, 즉 무시, 오해, 비난, 멸시와 같은 어려움을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이야말로 자신의 혼적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을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의 포부나 야망을 따라 사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의 뜻만을 구하셨고, 죄인들의 반대와 오해조차 기쁘게 감당하셨습니다. 참된 제자는 이 길을 따르는 자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욕망을 부인하는 자리이고, 하나님의 뜻 앞에 기꺼이 복종하는 자리입니다.

결국 영적인 삶이란,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한 삶입니다. 더 이상 사람의 인정, 세상의 성취, 자아의 만족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뜻 안에 머무는 삶입니다. 그 안에서 성도는 깊은 만족과 평안을 누립니다.

욕망과 애정을 내려놓고 십자가를 지는 것은 인간적으로 볼 때 매우 고통스럽고 손해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길에서 우리는 참된 자유와 만족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 안에서 모든 필요가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애정과 욕망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스러운 감정과 충동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아에 의해 지배되면 우리는 결코 영적으로 자라날 수 없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우리의 애정과 욕망이 다루어지는 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을 절대적으로 사랑하고, 그분의 뜻 안에서만 사랑하며, 그분의 영광만을 위해 살기를 원하십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과정을 피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그러할 때 우리의 혼적 애정과 욕망은 힘을 잃고, 오직 영적 사랑과 하나님의 뜻만이 우리 안에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인 사람의 길이며, 하나님 안에서 참된 만족을 누리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