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몸과 혼, 그리고 영을 가진 존재입니다. 몸은 이 땅의 세계와 접촉하고, 혼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 의지를 통해 자아를 형성하며, 영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가장 깊은 내면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이 육체의 욕망이나 감정에 이끌려 살면서도 자신이 영적인 사람이라고 착각합니다. 이는 마치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운전을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우리 안에 성령이 거하신다고 해서 자동으로 영에 속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님을 말해줍니다.
성경은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느니라"(롬 8:5)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지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겉으로 보기엔 신실하고 바른 신자처럼 보여도, 마음과 뜻이 하나님보다는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다면 그 삶은 영적이 아니라 육적입니다.
죄인도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받아 중생할 수 있듯이, 육적인 신자도 하나님의 생명을 더 풍성히 누림으로 영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구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육을 벗어나 영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성령과의 관계’입니다. 성령은 단지 감정을 고양시키거나 어떤 신비한 체험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영 안에 내주하시며 우리 존재 전체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분과의 교제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혼적인 생각이나 육적인 충동에 끌려 살지 않고, 내면 깊은 곳에서 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 직관입니다. 어떤 지식이나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부터 일어나는 하나님의 감동과 깨달음입니다. 우리가 이 직관을 소중히 여기고 따르기 시작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의지를 정결하게 정돈하십니다. 이로써 혼과 몸은 더 이상 주인이 아니라, 영의 청지기가 되어 하나님께 순복하게 됩니다.
왜 혼적 삶을 벗어나야 할까요? 혼적인 신자는 여전히 감정의 기복에 따라 행동하고, 이성과 논리에 사로잡혀 하나님보다 자신의 판단을 더 신뢰합니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기 확신에 기댑니다. 겉으로는 경건한 척하지만 내면은 피곤하고 불안정하며, 성령의 세미한 음성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영적인 사람은 다릅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보다, 성령의 미세한 터치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직관에 따라 사는 법을 배운 사람은 상황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 묻고, 기다릴 줄 알며, 자신의 뜻을 내려놓는 데 익숙해집니다.
이런 삶은 고요하지만 강합니다. 세상의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사람들의 오해에도 요동하지 않으며, 하나님 앞에서 참된 평안을 누립니다. 이처럼 영적인 사람은 외형보다 내면이 강하고, 열심보다 순종이 앞서며, 인간적 능력보다 성령의 권능으로 살아갑니다.
영에 속한 삶은 현실과 무관한 영적인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지성과 감정과 의지가 성령에 붙들려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제로 이루는 삶입니다. 영적인 사람은 세상의 일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그 뜻을 이루는 데 헌신합니다.
그는 여전히 웃고 울며, 배우고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중심은 ‘내 뜻’이 아니라 ‘주의 뜻’입니다. 이기적인 감정은 순화되고, 고집스러운 의지는 꺾이며, 영은 더욱 하나님을 향해 깨어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은 단지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라 ‘영에 속한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으로 행하시고, 영으로 말씀하셨고, 영으로 우리 안에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마땅히 그분의 영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영에 속한 사람은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 안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에 깨어 있고, 그분의 뜻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을 부인하고 주님을 따릅니다. 육적인 사람은 자기를 중심으로 살지만, 영적인 사람은 하나님 중심으로 삽니다. 이런 사람은 삶 전체가 하나님을 향한 예배이며, 말과 행위가 복음의 증거가 됩니다. 그는 몸과 혼, 삶 전체가 영의 지배 아래 놓인 ‘전인’(whole man)으로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 길은 쉽지 않지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며,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갈라디아서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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