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질보다, 독서보다, 지식보다 더 깊은 자유는 ‘겸손한 기도’로 얻어지는 영혼의 자유입니다. 이 자유는 외부 환경이나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획득할 수 없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신적 은혜의 산물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정보와 학문, 세상 염려와 육체의 욕망입니다. 그러나 기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리와 만나며, 모든 혼란과 속임으로부터 해방되는 참된 평안을 맛봅니다.
자유로운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을 깊이 생각하는 데 마음을 온전히 고정한 사람은, 세상의 수많은 염려 중에서도 마치 걱정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 살아갑니다. 그는 무감각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깨어 있으며, 가장 민감한 이입니다. 그의 영혼은 어떤 피조물에도 무절제한 애정을 품지 않고, 모든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란, 욕망이 없는 영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더 큰 갈망을 지닌 사람입니다. 다만 그의 갈망은 이 땅의 일시적인 것들을 향한 것이 아니라, 하늘의 것, 곧 영원하고 참된 것, 하나님 자신을 향한 갈망입니다. 이러한 영혼은 기도 속에서 단련되며, 세상의 염려와 집착의 사슬을 끊는 힘을 얻게 됩니다.
세속의 무게로부터의 해방되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단지 말의 연속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갈망이며, 하늘의 평안에 참여하려는 몸부림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근심과 걱정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기도 가운데서 그 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기도는 염려를 제거하는 기술이 아니라, 염려 위에 군림하게 하는 은혜입니다.
현세의 염려는, 단지 물질적 부족이나 상황의 고달픔 때문만이 아니라, 영혼을 질식시키는 감정과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혼이 침몰하지 않도록 단단한 닻이 되어 줍니다. 주님은 우리가 이 세상의 걱정에 너무 깊이 휘말려들지 않도록 지켜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자유롭기를 원하십니다.
육체의 욕망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하게 인간을 지배합니다. 맛있는 음식, 편안한 삶, 육체의 쾌락, 감각의 즐거움은 우리 삶의 중심을 점점 잠식해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런 육적인 위로는, 그 자체가 죄는 아니어도, 종종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잊게 만들고, 하늘의 기쁨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고백합니다. “모든 육체적 위로가 내게는 쓰디쓴 고통이 되게 해주소서.” 이는 쾌락을 거부하려는 금욕적 선언이 아니라, 하늘을 소유한 자의 간절한 절제입니다. 왜냐하면 육의 즐거움은 영혼의 갈망을 무디게 만들며, 그것에 길들여지면 점차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 희미해지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 우리는 끊임없이 유혹당합니다. 세상의 짧은 영화, 물질의 눈부심, 인간의 칭찬, 악마의 흉계… 이 모든 것은 진리를 흐리게 만들고, 영혼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로 하여금 그런 것들에 밀려나지 않도록 하시며, 인내하며 꾸준히 나아가는 ‘끈기’를 허락하십니다.
끈기는 기도 속에서 자랍니다. 그것은 결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는 자만이 얻게 되는 신적인 강인함입니다. 그 끈기가 우리로 하여금 오늘도, 한 걸음 더 믿음으로 걷게 합니다.
우리는 육신을 가지고 사는 존재이기에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필요한 것과 탐욕 사이에는 극히 미묘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경건한 사람은 이 경계를 민감하게 인식합니다. 필요 이상을 탐하는 것은 결국 마음을 사로잡고, 하나님을 대체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하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절제는 곧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우리는 필요 이상의 것들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기도 속에서만 깊이 있게 자라납니다.
"주여, 저의 영혼이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날게 하소서. 저의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게 하시고, 세상의 모든 짧은 즐거움이 저를 속이지 못하게 하소서. 저의 영혼을 단단히 붙잡아 주시고, 필요한 것은 누리되, 그것에 집착하지 않게 하소서. 욕망보다 더 깊은 기도로, 지식보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저를 당신 앞에 세워 주소서. 당신의 영으로 저를 위로하시고, 당신의 이름으로 저를 강건케 하소서. 이 땅에서의 모든 짐이 제 영혼의 날개를 꺾지 못하게 하소서. 오직 당신 안에서만, 저는 진정으로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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