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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에 속한 사람들

영에 속한 사람 - 육신과 구원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19.

“육으로 난 것은 육이니” (요 3:6)

예수님의 이 한 마디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신 선언이었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육으로 난 자'입니다. 어떤 이가 세상에서 훌륭하고, 지혜롭고, 도덕적인 삶을 산다고 하여도, 그가 거듭나지 않았다면 그는 여전히 '육신'에 속한 사람입니다. 이 육신이란 단순히 살과 피로 된 인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분리된 채 자기 중심성에 따라 사는 존재, 곧 타락한 인격 전체를 뜻합니다.

성경은 이 육신의 상태를 '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단언합니다(롬 8:8). 여기에는 여지도 없습니다. “할 수 없다”는 이 문장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정에서 선포된 판결입니다. 즉, 육신에 속한 인간은 하나님의 나라에 속할 수 없고, 그 뜻을 이룰 수도 없으며, 구원에 이를 수도 없다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실 때, 영과 혼과 몸을 가진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영은 하나님과 교통하는 창이며, 혼은 인격과 의식, 즉 의지와 감정, 이성을 담고 있으며, 몸은 물질세계와 교류하는 수단입니다. 원래 하나님의 뜻은 사람이 영의 주도 아래 혼이 순종하고, 몸이 그 흐름을 따라 살아가도록 설계하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타락 이후 혼은 더 이상 영에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몸과 세상의 유혹에 굴복하며, 자기 중심의 결정을 내리는 중심이 되어버렸습니다. 혼은 하나님의 뜻과 연합하는 대신,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따르며 자기 존재를 정당화합니다. 이 상태가 바로 ‘
육신’입니다. 단순한 죄를 짓는 수준을 넘어,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전면적 반역이며, 내면의 영적인 무질서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상태 앞에서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 3:5)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교훈이나 행위로 자기를 개선하는 것도 아닙니다. 육신은 개선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 육신을 회복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과 종결의 대상으로 보십니다.

그래서 구원은 ‘
새 생명’을 주는 사건입니다. 죽은 자에게는 생명이 필요합니다. 타락한 자아, 부패한 육신은 아무리 교육시키고 절제하고 훈련시켜도 본질이 바뀌지 않습니다. 이 육신이 죽어야 하고, 죽은 그 자리에 하나님께서 새 생명을 주셔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는 것의 실상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죄를 위한 대속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십자가를 통해 죄사함을 받고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진리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십자가는 죄를 처리함과 동시에 자아를 처리하는 길입니다. 전자는 예수님이 단번에 이루신 대속이요, 후자는 성령의 역사로 날마다 실현되는 거룩의 여정입니다.

갈라디아서 5장 17절은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라고 말합니다. 이 둘은 상극이며 결코 화해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날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는 싸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죄는 순간적으로 정복되었지만, 자아는 평생에 걸쳐 부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단지 십자가 위에서 우리 죄를 지신 분이 아니라, 전 생애를 통하여 자기를 부인하신 분이십니다.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며 한치도 자기 뜻대로 살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생애 자체가 ‘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동일한 길이 제시됩니다. 자기 부인은 한 순간의 결단이 아니라, 매일의 싸움이며 반복되는 선택입니다.

구원은 단지 천국에 가기 위한 입장권이 아닙니다. 그것은 옛 사람의 죽음이며, 새 사람으로의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자신이 주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그분이 다스리시고, 인도하시고, 말씀하시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구원의 삶입니다.

육신은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예배하고, 헌신하고, 선한 행위를 한다 해도, 그 모든 것이 육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하나님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참된 구원은 ‘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눅 9:23)

십자가는 죄를 처리했고, 성령은 자아를 처리합니다. 거듭남은 단지 시작일 뿐, 그 이후의 모든 삶은 육신의 종말과 자아의 부인이 반복되는 길입니다. 이것이 구원의 실제이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계획하신 참된 자유의 길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 갈 수 없습니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이 인도하시며, 말씀으로 조명하시며, 날마다 십자가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 가십니다.

오직 주의 은혜로, 우리는 육신에서 해방되어 영에 속한 사람으로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