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떤 이는 영에 속하고, 어떤 이는 혼에 속하며, 또 어떤 이는 아직 육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혼적인 신자'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혼적인 신자란, 말하자면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신앙 안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열심을 내고, 기꺼이 봉사하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감정과 의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데서 만족을 얻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한다"는 데에 진정한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그들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별력이 부족합니다. 열정은 많지만, 방향이 어긋나 있습니다. 이러한 혼적 신앙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됩니다.
혼적인 신자는 쉽게 감동받고, 감정에 따라 쉽게 낙심합니다. 주일예배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지만, 그 감격이 삶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들의 믿음은 흔들리는 감정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넘어지고, 비가 오면 주저앉습니다.
그들은 종종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느낌과 판단을 앞세웁니다.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강한 열심이 생기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라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말합니다. “주의 뜻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엡 5:10) 하나님의 뜻은 감정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은 진리이며, 말씀 속에서 분별되어야 할 것입니다. 혼적 신자는 이 중요한 기준을 자주 놓칩니다.
누가복음 10장에서 마르다는 분주하게 일하며 예수님을 섬겼습니다. 그녀는 열심이 있었고, 손발이 빠르고, 손님 접대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눅 10:41~42)
혼적인 신자의 특징은 항상 분주하다는 것입니다. 주님께 묻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은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내면은 쉼이 없습니다. 혼적 신자는 바쁨 속에서 자기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 하고, 영적 열매보다는 자기의 노력과 헌신에 대한 인정을 갈망합니다.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자아가 왕좌에 앉아 있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이렇게 잘하고 있습니다"는 자부심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혼적인 신자들은 ‘신령한 언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방대한 영적 어휘를 구사하고, 복잡한 교리도 잘 아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삶에는 깊이 있는 순종과 십자가의 흔적이 없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말과 기분의 영역에 머무릅니다. 삶의 뿌리에서 올라오는 순전한 복종이 아닌, 머리로 이해한 신학과 감정의 뜨거움으로 치장된 겉모습입니다.
그들은 비판에 빠르고 용서에는 느리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깊이 깨어지는 경험을 피하고, 십자가의 죽음을 묵상하기보다 성취와 성공의 복음을 좇습니다.
왜 우리는 자주 혼적인 신자의 자리에 서게 될까요? 그 이유는, 혼적인 삶이 자기 부인이 필요 없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고도 교회 활동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자아가 살아 있으면서도 예배는 드릴 수 있고, 설교도 할 수 있고, 봉사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열심 내는 것보다 자기 중심을 내려놓는 신앙을 더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내가 정녕 네 마음 중심에 있는 자냐?”
혼적인 신자는 육적인 신자보다는 깊어 보이지만, 영에 속한 사람은 아닙니다. 혼의 신앙은 사람의 힘과 감정으로 꾸려진 신앙입니다. 그러나 영의 신앙은 죽고 다시 사는 신앙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내 느낌과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게 순종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자기를 드러내고 있는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는가?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혼의 자리에서 영의 자리로 부르십니다. 십자가를 통과하여 자아를 내려놓고,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영의 사람으로 부르십니다. 그 길은 좁고 힘들어 보이지만, 거기에는 참된 안식과 기쁨,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이 있습니다.
'영에 속한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적인 삶을 위하여 - 모든 것을 최종 귀착자인 하나님께 맡기라 (0) | 2025.07.30 |
---|---|
영에 속한 사람 - 죄로부터의 구원과 혼적 생명 (0) | 2025.07.28 |
영적인 삶을 위하여 -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천하게 여김 (1) | 2025.07.28 |
영에 속한 사람 - 육신에 대한 신자의 궁극적 태도 (0) | 2025.07.26 |
영적인 삶을 위하여 -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 (0) | 2025.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