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로부터의 구원은 실제적인 사건입니다. 죄로부터의 구원은 단순한 이상이나 추상적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십자가에서 이미 성취된 실제적인 사건입니다. 로마서 6장은 이를 성도들에게 분명히 가르칩니다. 우리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사실은 믿음의 대상이자, 동시에 하나님의 선포된 진리입니다.
우리가 죄로부터 구원받는다는 것은 더 이상 죄의 노예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죄의 권세 아래 있던 우리의 상태가 십자가의 사건 안에서 완전히 종결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우리가 '노력해서 죄를 이기자'는 말로 치환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이미 끝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죄에 대하여 죽은 자”로서의 우리의 신분, 그리고 “하나님께 대하여는 산 자”로서의 실제적 자기 이해입니다.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 죽은 자요 하나님께 대하여 산 자로 여길지어다.”(롬 6:11) 이 여김은 단지 ‘생각해보자’는 권고가 아니라, 믿음으로 받아야 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로마서 6장 6절은 놀라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여기엔 ‘죄’(단수), ‘옛 사람’, ‘죄의 몸’이 구분되어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죄를 단순히 행동으로만 이해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죄’를 일종의 존재하는 세력으로 묘사합니다. 죄는 내 안에 역사하는 능력이며, 옛 사람은 아담 안에서 우리가 물려받은 타락한 인격이며, 죄의 몸은 죄의 세력에 반응하고 순종하는 육체의 장기와 감각입니다.
죄는 내 안에서 옛 사람을 자극하고, 그 옛 사람은 내 육체를 통해 구체적 죄의 행위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인간 존재의 타락한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단지 죄를 ‘용서’만 하신 것이 아니라, 옛 사람 자체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심으로써, 죄의 뿌리를 뽑으신 것입니다. 이 십자가 사건은 성도의 과거를 처리했으며, 현재의 삶을 결정짓는 진리의 기초가 됩니다.
성화의 출발은 믿음과 헌신입니다. 많은 이들은 죄를 이기기 위해 몸을 억제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 경건에 이를 수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성경은 반대로 말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외부의 몸을 억압하라고 명하지 않으셨고, 또 죄의 본성을 뿌리 뽑으라고 명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단 한 가지 길, 곧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성도의 새로운 지위로 우리를 이끌어 가십니다.
이 지위를 실제화하는 데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믿음입니다. ‘여길지어다’는 적극적 믿음의 선언입니다. 둘째는 헌신입니다. ‘드리라’는 나 자신을 산 제물로 하나님께 맡기는 헌신적 행위입니다. 이 둘이 함께할 때, 우리는 단지 죄에서 구원받았을 뿐 아니라, 의의 도구로 하나님께 쓰임받는 새로운 존재로 살아가게 됩니다.
워치만 니는 사람을 ‘영과 혼과 몸’의 삼분법으로 구분합니다. 이 중 ‘혼’은 인간의 자아, 감정, 의지, 이성 등 우리의 타고난 생명의 자리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혼적 생명을 가지고 삽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생명으로, 모든 동물과 인간이 공유하는 생명입니다. 하지만 이 혼적 생명은 죄의 성품을 담고 있으며, 타락 이후로 자기를 중심으로 살아가게 만듭니다. 즉, 혼적 생명은 죄와 결탁되어 육신을 통해 자아를 만족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거듭남은 전혀 다른 생명의 역사입니다. 거듭난다는 것은 성령으로부터 태어나, 하나님의 생명으로, 곧 창조되지 않은 생명, 영원한 생명을 받는 사건입니다. 이 영적 생명은 하나님의 성품을 담고 있으며,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힘을 줍니다.
삶의 실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생명으로 사는가?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힓니다. 나는 오늘 어떤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혼적 생명인가, 영적 생명인가? 육신의 욕망과 자기중심적 의지에서 비롯된 선택인가, 아니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산 자로서 하나님의 생명으로 반응하는 삶인가?
하나님의 뜻은 단순한 교리적 변화가 아니라, 존재의 전환입니다. 죄로부터 구원받는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혼적 생명, 곧 옛 본성의 지배 아래 살지 않고, 하나님의 생명 안에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제 죄의 도구가 아니라 의의 도구,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새로운 사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생명으로 사십시오. “너희는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 죽은 자요, 하나님께 대하여 산 자로 여기라.” 이것이 성도의 삶을 설명하는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죄로부터의 구원을 받았고, 옛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혼적 생명의 지배를 거부하고, 주님께서 주신 새 생명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의 삶입니다. 더 이상 나는 내 힘으로 살지 않습니다.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그의 생명으로 나를 통치하십니다.
십자가는 단지 용서의 상징이 아니라, 옛 생명의 종결이요, 새 생명의 출발점입니다. 오늘 나는 그 생명 안에서 숨 쉬고 있는가? 그렇다면 참된 구원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라디아서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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