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하나님 여호와의 하실 말씀을 들으리니 대저 그 백성, 그 성도에게 화평을 말씀하실 것이라.”(시편 85:8)
세상은 소리로 가득합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 사람들의 끊임없는 말, 뉴스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깊은 침묵과 내면의 고요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에게 주시는 위로는 이 세상의 요란한 외침 속에서가 아니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안에 속삭이시는 ‘내적 말씀’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는 언제나 ‘말씀’의 형태로 주어집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종종 소리 높여 외쳐지는 음성이라기보다는, 사무엘에게 속삭이듯 이르셨던 것처럼 “은근히 이르시는” 조용한 음성입니다.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영혼은, 겉으로는 침묵 가운데 있는 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깊은 교제를 누리는 복된 자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응답을 ‘외적인 사건’으로 기대합니다. 일이 풀리고, 문제가 해결되며, 길이 열리는 것을 하나님의 위로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위로는 외적 변화 이전에 내면의 변화로 임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우리 영혼이 침묵하고, 듣고, 받아들이는 깊은 체험입니다.
외적인 소리보다 내적인 말씀에 귀 기울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마 13:16)고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육신의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영적 귀를 가진 자의 복됨을 말합니다. 수많은 거짓 소리들이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세상에서, 그 거짓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진리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는 복이 있는 자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내면에는 여러 소리들이 교차합니다. 염려의 소리, 자기 비난의 소리, 정욕과 탐욕의 소리, 사람들의 평가와 기대의 소리… 그 모든 소리에 익숙해진 우리는 하나님의 조용한 말씀을 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여전히 우리 안에서 속삭이십니다. “나는 네 구원이니라.”(시 35:3)
이 짧은 한 마디의 말씀이, 세상의 어떤 위로보다 강하고 깊습니다. 이 말씀이 들릴 때, 우리의 마음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 깃듭니다. 외적인 평화가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영혼의 안식입니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사모하는 영혼은 복됩니다. “하나님과 교제할 시간을 갖는 데에 기쁨을 느끼고 세속의 잡다한 일을 모두 떨쳐 버리려 하는 자는 복되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지 은둔적이거나 현실도피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세속적인 사물에 눈감고 영원한 것을 보는 눈을 말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일들을 감당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영혼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도리어 내면의 중심은 항상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외적인 분주함 속에서도 내면의 고요를 지킬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참된 내적 위로를 경험하게 됩니다.
내적 위로는 무덤 속의 침묵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울리는 영적인 음성입니다. 그것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버리지 않는다”, “너는 내 것이라”는 주님의 속삭임입니다. 이 위로의 말씀은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강력하여, 고난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게 하고, 절망 중에도 소망을 품게 하며, 어두운 골짜기 속에서도 믿음의 빛을 비추게 합니다.
덧없는 것을 버리고 영원한 것을 사모하십시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덧없이 사라져 버리는 모든 것들에 관여하지 말고 영원한 것들만을 탐구하라.”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은 순간적이며, 때로는 유혹 그 자체입니다. 영광, 성공, 인정, 쾌락… 모두 다 스러져가는 안개입니다. 이 덧없는 것들을 쫓다 보면 우리는 결국 창조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그대가 창조주로부터 버림받는다면 모든 피조물이 그대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물음은 오늘날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던져야 할 심각한 질문입니다. 교회를 다니며, 종교적 행위를 하며, 심지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살아가도, 하나님과의 깊은 내면 교제가 없다면 그것은 죽은 신앙입니다. 내면에서 하나님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껍데기만 남은 인생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내적으로 위로를 받은 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누립니다. 그는 하나님을 자신의 전부로 삼고, 하나님의 음성 앞에서 자신의 자아와 욕망을 꺾습니다. 그는 외적인 결과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 하며, 하늘나라의 신비를 사모하며 자신을 정결하게 가꾸는 데 힘씁니다.
이런 자는 혼돈의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난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으며,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의 교제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는 말없이 울고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깊은 위로를 누리는 사람입니다. 세상이 보기에 실패한 자일지라도, 그는 하나님 앞에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문제는 우리가 듣고 있는가, 듣고자 하는가입니다.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삼상 3:9) 이 고백이 우리 영혼의 기도가 되길 원합니다. 바깥 소리에 귀를 닫고, 내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삶, 그것이 참된 복이고, 진정한 위로입니다. 그리고 그 위로는 우리를 하나님과 하나 되게 하는 영원한 생명의 기쁨으로 이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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