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대화가 막히면 쉽게 얼굴이 굳어집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속에서는 억울함이 부풀고, 결국 분노가 고개를 듭니다. “왜 내 말은 안 들어주지?” “왜 나만 손해를 봐야 하지?” 그렇게 우리는 상대를 원망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노여움을 겉으로 쏟아내서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이 있었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관계는 더 멀어졌고 기회는 닫혀버렸습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향한 항해를 준비할 때도 그랬습니다. 그의 계획은 수많은 반대와 조롱에 부딪혔습니다. 만일 그가 분노에 차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자리를 떠났더라면, 역사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즉각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감정을 앞세우지 않았습니다.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 그것은 다음 기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한 배우의 인생에서도 펼쳐졌습니다. 명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제작진은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를 찾기 위해 수많은 여배우를 오디션에 세웠습니다. 그 가운데 무명 배우였던 비비안 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낙방이었습니다. 꿈을 안고 찾아온 자리에서 거절당하는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날 비비안 리의 마음도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쉬움과 실망,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의문이 뒤섞여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문을 나서며 제작진을 향해 조용히, 온화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순간 제작진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우리가 찾던 배우가 바로 저 여인이다.” 아쉬움 속에서도 잃지 않은 그 잔잔한 미소, 그 태도 속에서 스칼렛의 분위기를 본 것입니다.
그녀는 다시 불려 들어갔고, 결국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비비안 리가 얼굴을 굳힌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나가버렸다면, 그 인생의 방향은 전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온유한 미소 한 점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그 미소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이기는 대화였던 것입니다.
성경은 이 원리를 분명히 말합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 5:5). 온유함은 약함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비굴함도 아닙니다. 온유함은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승부에 매달리지 않는 힘입니다.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태도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장면은 반복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우리는 종종 “옳음”을 증명하려다 관계를 잃게 됩니다. 말로 이기고 싶어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국 마음은 닫히고 맙니다. 그러나 온유한 사람은 다릅니다. 상대가 나를 오해해도, 당장 인정받지 못해도,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그 미소는 상황을 부드럽게 하고, 관계의 문을 남겨 둡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하셨습니다. 억울한 고발 앞에서 침묵하셨고, 십자가 위에서도 저주 대신 용서를 선택하셨습니다. 그 온유함이 패배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승리였습니다.
오늘 우리의 대화는 어떤 모습입니까? 말이 막힐 때마다 분노로 자리를 떠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미소 하나 남길 여유조차 없이 관계를 끊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온유한 미소는 즉각적인 보상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미소를 헛되이 보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한 온유함이, 내일 하나님께서 여실 새로운 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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