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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옷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13.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로마서 1:2~4)

우리는 모두 옷을 입고 삽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옷은 단순히 겉옷이 아닙니다. 그것은 ‘
자기 의’라는 옷, 곧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인간의 본성을 뜻합니다. 세상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옷을 벗으려 애씁니다. 불교는 수행으로, 철학은 깨달음으로, 인본주의는 교육과 도덕으로, 심지어 종교마저도 ‘행위’와 ‘노력’으로 스스로를 정화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옷을 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두꺼운 옷을 껴입는 일입니다.

정다운 스님이 말한 “
옷을 벗자”는 권유처럼 들리지만, 사실 그 옷은 또 다른 형태의 ‘자기 구원 프로젝트’일 뿐입니다. 벗는 척하지만, 더 깊은 교만과 ‘나는 깨달았다’는 자만의 옷을 걸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본주의와 범신론의 함정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는 미혹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옷은 ‘
육체’입니다. 성경은 정반대의 진리를 말합니다. “너희는 스스로 옷을 벗을 수 없는 존재다. 너희의 의는 다 더러운 옷과 같다.”(사 64:6) 이사야는 인간의 의를 “더러운 옷”이라 불렀습니다. 그 옷은 아담의 타락 이후 우리 모두가 입게 된 옷입니다.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처럼 되려 한 순간, 인간은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그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무화과 잎으로 옷을 지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 종교의 기원입니다. 죄를 가리려는 노력, 하나님 없이 자신을 구원하려는 행위 말입니다.

창세기 6장에서 모세는 이 인간의 교만을 “
육체(바싸르)”라 부릅니다. 그것은 단순한 살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용사요 거인으로 서려는 피조물의 반역입니다. 이 단어가 헬라어로 번역되면 ‘사륵스’, 즉 로마서 8장의 육신이 됩니다. 인간은 그 육신의 옷을 벗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대신 그 옷을 입으신 분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롬 1:3~4) 예수님은 다윗의 혈통, 곧 왕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분은 인간의 옛 옷을 입으시되, 그것을 십자가에서 완전히 벗어 던지셨습니다. 그 옷이 찢기는 순간,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습니다. 그의 벗음은 곧 우리의 새 옷 입음이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벗으신 그 육신의 옷은 죽음으로 끝났고, 성결의 영으로 부활하신 그분은 새 몸, 새 옷, 하늘의 영광의 형상을 입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옷을 믿는 자에게 입혀주셨습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어린 양 앞에 서서 외쳐 이르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계 7:9~10) 그 흰 옷은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은혜로 덧입혀진 옷입니다.

성경은 인간의 왕국, 곧 다윗의 왕국을 철저히 해체합니다. 예수의 족보 속에서 다윗은 빠집니다. 다윗이 낳은 솔로몬은 ‘
밧세바의 아들’이 아니라, ‘우리야의 아내가 낳은 아들’로 기록됩니다. 성경은 의도적으로 죄인의 족보를 드러내며, 인간의 의와 영광이 아닌 대신 죽으신 자의 은혜를 강조합니다.

우리야가 죽지 않으면 솔로몬은 태어날 수 없었습니다. 우리야의 죽음으로 다윗이 살고, 그 다윗의 씨로 오신 예수님이 또 다시 대신 죽으심으로, 우리가 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의 계보입니다. 죄인이 살기 위해 의인이 죽는 역사인 것입니다.

옷을 벗는다’는 것은 단순한 수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죽는 일입니다. ‘옛사람’이 벗겨지고, 그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입혀지는 일입니다. 그것이 세례의 의미이며, 부활의 실재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갈 3:27)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나 대신 옷을 벗으셨음을 믿는 것입니다. 그분의 벌거벗음이 내 부끄러움을 덮었습니다. 그분의 죽음이 내 죄를 덮었습니다. 그분의 부활이 내게 새 옷을 입혔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옷을 벗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자기 의, 자기 자랑, 자기 노력의 옷을 껴입고는 “
나는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옷은 점점 더 무겁고 더럽고 냄새가 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그분만이 우리의 옷을 벗겨 주시고, 흰 옷을 입혀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이제 옷을 벗기 위해 애쓰지 마십시오. 그 옷을 벗겨 주실 은혜의 손길을 기다리십시오. 그 손길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그분의 벌거벗음이 나의 영광이 되고, 그분의 부활이 나의 새 옷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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