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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우물 밖을 꿈꾸는 믿음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21.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입니다. 여름벌레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입니다. 하나만 아는 사람에게는 도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가 받은 교육에 얽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곳, 한 철에 매여 산다는 말은 이 세상 모든 존재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물에 사는 개구리에겐 우물이라는 공간이 그가 아는 세계의 전부입니다. 여름벌레는 가을이 오면 죽습니다.

그러므로 개구리는 바다를 이해할 수 없고, 여름벌레는 얼음을 모릅니다. 한 가지 지식만 배운 사람은 그가 배운 지식에 한정되므로 그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인지부조화 때문입니다.

이 처럼 각각의 존재는 자신이 처한 시공간에서 각자가 속한 세계의 규칙을 내면화하며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구축합니다. 이것을 "
이미 만들어진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런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마음은 시비, 선악, 미추, 귀천의 분별과 그로 인한 갈등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특정한 공동체에 통용되는 이런 마음을 절대적 기준으로 보편화할 때 인종차별, 종교 전쟁, 문화 간 충돌 같은 갈등과 불화가 발생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시스템이 공존하므로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물속에 갇힌 개구리, 여름 안에만 존재하는 벌레, 하나만 아는 사람, 이 셋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나 지적 수준의 은유가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낸 문화, 사고방식, 세계관의 축소판입니다.

어느 날, 한 농부가 바닷가에 갔습니다. 그는 평생 산골에서 논밭만 일구며 살아왔습니다. 바다를 처음 본 그는 파도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이구, 이거 큰 강이네. 저기 건너가려면 배가 있어야겠구먼.”

그에게 바다는 그저 크고 이상한 강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강 외에는 물이라는 개념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가 아는 범주 안에서만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
이미 만들어진 마음'입니다.

플라톤의 '
동굴의 비유'는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이 주제와 너무나 닮았습니다. 동굴 속에 갇혀 태어나 평생 벽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밖으로 나가 진짜 세계를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동굴 속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밖에는 진짜 해와 나무와 하늘이 있어. 우리가 보던 그림자는 진짜가 아니었어!"  그러나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거나 동굴의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반역자로 여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동굴 속의 삶’만을 진짜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복음 역시 ‘
이미 만들어진 마음’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로마서 1:17)
“사랑은 원수까지도 용서한다.”
“약한 자가 강한 자보다 더 복되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
세상의 시스템 속에서 교육받고 훈련받은 사람들에게 이 말씀은 말도 안 되는 모순입니다.

경쟁 사회에서 약한 자가 복되다니요? 자기를 드러내야 이기는 시대에 자기를 부인하라니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정의인데 원수를 사랑하라니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의 질서입니다. 세상의 우물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 진리를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요 3:3)고 하셨습니다. 거듭남은 단지 종교적 변화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마음’이 완전히 해체되고, 전혀 새로운 가치관으로 다시 세워지는 창조의 사건입니다.

내 마음의 지도를 의심하십시오. 우리의 판단, 우리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정의는 어디서 왔습니까? 혹시 그 기준이 '
우물 안의 경험'에 근거한 것은 아닙니까? 혹시 나의 신앙생활도, 하나님을 향한 이해도 하나의 '시스템화된 종교 체계' 속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닙니까?

복음은 언제나 우리의 세계를 깨뜨립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만든 틀 밖에 계십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믿음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
이미 만들어진 마음’을 매일 무너뜨리는 고통을 동반합니다. 그리고 그 무너짐 가운데 하나님의 참된 세계, 바다와 같은 은혜, 겨울처럼 차가운 성령의 각성이 비로소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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