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 베드로는 마지막 편지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저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벧후 3:18). 이 말씀은 단순히 신앙생활을 유지하라는 정도의 권면이 아닙니다. 마치 씨앗이 흙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후 점점 자라 큰 나무가 되듯, 성도도 반드시 은혜 안에서 계속 자라 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멈추어 있는 신앙은 곧 쇠퇴하는 신앙이 되기 때문입니다.
은혜의 뿌리는 믿음입니다. 씨앗이 뿌리를 깊이 내려야 쓰러지지 않듯, 우리의 믿음도 더욱 견고해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단순하고 순전한 믿음, 그 믿음 속에 더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의심과 두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다시금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확신 속에 자라 가야 합니다.
믿음이 뿌리라면 사랑은 꽃과 열매입니다. 사랑이 넓고 깊어질수록 우리의 생각, 말, 행동은 달라집니다. 사랑은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작은 친절, 따뜻한 말 한마디, 누군가를 위해 드리는 기도가 모두 사랑의 열매입니다. 성도는 이 사랑이 점점 더 넓고 풍성해지도록 은혜 안에서 자라야 합니다.
은혜 안에서 자란다는 것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낮추는 길입니다. 겸손은 내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주님 없이는 한순간도 설 수 없는 존재임을 아는 사람, 그래서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는 사람이 겸손한 자입니다. 땅으로 더 낮아질수록 하늘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됩니다.
은혜 안에서 자란다는 것은 곧 하나님과의 관계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말씀을 통해, 예배와 교제를 통해 주님과 친밀해지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마치 친구와 오래 함께하다 보면 더 잘 알게 되고, 더 가까워지는 것처럼, 성도도 주님을 더 알수록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집니다.
베드로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예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인격적으로 경험하고 점점 더 가까이 알아가는 지식을 말합니다. 그분의 거룩한 성품, 그분이 걸으신 인간적인 삶, 그분이 이루신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지금도 우리를 위해 드리고 계신 중보 기도, 장차 다시 오셔서 왕으로 다스리실 그 영광, 이 모든 것들을 더 깊이 알고, 더 사랑하고, 더 사모하는 것이 바로 은혜 안에서 자라는 길입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난 사람은 더 알고 싶어집니다. 그분의 사랑을 맛본 사람은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계속해서 그 사랑을 사모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은혜는 한 번 맛보고 만족하는 음식이 아니라, 맛볼수록 더 깊이 갈망하게 되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결국 은혜 안에서 자라 간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분이 흘리신 피와 상처의 의미를 더 깊이 묵상할 때, 우리는 그 사랑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 안에서 흘러나와 이웃에게 전해질 때, 우리는 진정 은혜 안에서 자라 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옥은 그리스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고, 천국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은혜 안에서 자라 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예수님과 더 가까워지고, 더 깊이 알고, 더 사랑하는 삶이 곧 천국을 누리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이 말씀을 마음에 새깁시다. “은혜와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 그 길이야말로 우리의 믿음을 견고케 하고, 사랑을 풍성하게 하며, 겸손 속에서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누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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