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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이야기

비전과 어둠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25.

“해질 때에 아브람에게 깊은 잠이 임하고 큰 흑암과 두려움이 그에게 임하였더니” (창 15:12)

하나님은 성도에게 비전을 주실 때, 반드시 그 비전을 담아낼 수 있도록 깊은 어둠의 시간을 허락하십니다. 우리는 흔히 비전이 주어지면 곧장 길이 열리고, 눈부신 빛 가운데 걸어가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 반대의 길을 보여줍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직후, 깊은 잠에 빠지고 큰 흑암과 두려움 속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에는 반드시 기다림과 침묵, 그리고 인간의 무력함을 깨닫는 시간이 동반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햇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집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약속이 분명할수록, 그 약속을 성취하기 전의 시간은 더 깊은 어둠과 고독으로 우리를 몰아넣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의 힘과 능력, 사람의 조언과 상식적인 방법으로는 그 약속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체험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아브라함은 기다림 속에서 시험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16장에서 그는 아내 사라의 충고를 따르고, 여종 하갈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을 인간적인 방법으로 성취하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는 불신앙이었고, 후대에까지 이어지는 갈등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허락하신 어둠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주님의 음성을 듣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버림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아브라함은 하갈 사건 이후, 13년간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했습니다. 이 긴 시간 동안 그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 오직 하나님만이 신실하시며 실제라는 사실을 배운 것입니다.

우리는 침묵의 시간을 두려워합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고, 길이 막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낙심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하시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교만과 자만, 인간적인 열심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도록 하시는 은혜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약속보다도 다른 확신에 기댑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 눈물로 드린 기도의 열심, 특별한 영적 체험, 혹은 하나님이 주신 어떤 축복 자체에 안도하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창 17:1). 우리의 확신은 어떤 수단이나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 그분 자신에게만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내 삶에서 ‘
실제’가 되실 때, 사람은 그림자가 됩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떤 상황이 닥치든, 결코 요동하지 않는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만을 붙들고 서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세상의 말이나 환경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비전이 주어진 후 어둠이 찾아온다면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그 어둠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 ‘
필수적인 과정’임을 믿고 잠잠히 기다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주신 비전에 합당한 사람으로 빚어가시고, 때가 되면 그 약속을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빛보다 앞서 가려고 하지 마십시오. 성급하게 사람을 의지하지 마십시오.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침묵 속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어둠을 통해 더 깊은 믿음과 더 확실한 확신을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