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마음은 마치 우주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점처럼 작고도 신비로운 자리입니다. 이 작은 자리에 우리의 삶 전체를 움직이는 결정과 감정, 갈망과 기억이 다 모여들고 흘러갑니다. 그런데 이 자리는 비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의자 하나’와도 같습니다. 누구도 두 개를 둘 수 없고, 동시에 여러 존재가 앉을 수도 없습니다. 오직 한 분만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 마음의 중심을 “보좌”라고 부릅니다. 주님이 다스리는 자리이자, 그분만이 정당한 소유자이신 자리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에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옵니다. 기쁨, 슬픔, 두려움, 분노, 죄책감, 유혹, 교만, 자기연민…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중심 의자에 앉으려고 다가옵니다. 마치 “잠깐만… 나를 좀 믿어 봐. 네가 원하는 건 내가 줄 수 있어.”라고 속삭이는 방문객들처럼 말입니다.
많은 신앙인은 마음에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이나 유혹을 ‘적’으로만 여깁니다. 그래서 그것을 억누르고 감추고, 외면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주님은 어둠을 감추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빛으로 비추라고 하십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곧 신앙이 아닙니다. 오히려 방문객들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왔는지 솔직히 보고 알아차리는 것이 은혜의 첫걸음입니다. 왜냐하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신 주님의 말씀은, 숨김이 아닌 진실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슬픔이 찾아오면 “아, 슬픔이 오셨군요.” 분노가 찾아오면 “당신은 왜 오셨습니까? 무엇을 말하려 하십니까?” 유혹이 찾아오면 “지금 나를 무엇으로 흔들려 하는가요?” 이렇게 알아차림 속에서 그들을 정죄하는 대신 ‘대화’할 때, 방문객들은 더 이상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빛 앞에 선 것들은 그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고, 거짓된 힘을 잃기 때문입니다.
방문객은 방문객일 뿐입니다. 그들은 잠시 머물다 갈 존재들이며,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마음의 중심 의자를 쉽게 내어줍니다. 두려움이 의자에 앉으면, 우리는 선택을 두려움의 기준으로 하게 되고, 분노가 의자에 앉으면, 우리의 말과 행동은 파괴적인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교만이 의자에 앉으면, 우리는 하나님보다 나를 믿게 됩니다. 유혹이 의자에 앉으면, 우리는 죄의 그림자를 따르게 됩니다.
의자를 내어준다는 것은 결국 “그 감정이 하나님보다 더 큰 권위를 가지도록 허락한다”는 뜻입니다. 성도는 분명히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 마음의 의자는 단 하나이며, 그 자리는 오직 주님의 자리입니다.
주님이 그 자리에 계실 때에야 비로소 감정은 감정으로, 유혹은 유혹으로, 방문객은 방문객으로 머물 수 있습니다. 주님이 중심을 잡고 계시면, 어떤 감정도 과하게 커지지 않고, 어떤 사고도 우리를 삼키지 못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반복하여 “깨어 있으라”고 명하십니다. 깨어 있음은 단순히 밤을 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 자리를 지키는 일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감정을 감시하지 않고, 감정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감정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감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경청하되, 그 감정이 의자에 앉게 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 “성령의 열매”인 절제의 본질입니다. 절제는 억누름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에서 주님이 통치하시도록 내어드리는 순종의 상태입니다.
모든 방문객을 환영하되, 의자는 내어주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들은 결국 조용히 머물다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우리를 속이거나, 권세를 행사하거나, 우리 삶의 방향을 흔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평화입니다. 방문객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가 중심을 지키고 있는지 분명하기 때문에 오는 평화입니다.
당신의 마음에는 단 하나의 의자가 있습니다. 어떤 감정도, 어떤 유혹도, 어떤 어둠도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하지 마십시오. 그 자리에는 오직 한 분만 앉으셔야 합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벧전 3:15)
그분이 의자에 계실 때, 방문객들은 더 이상 당신을 지배하지 못하고, 당신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으며, 주님이 주시는 평강이 그 자리에 흘러넘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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