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열린 문이 있는데 내가 들은 바 처음에 내게 말하던 나팔 소리 같은 그 음성이 이르되 이리로 올라오라 이 후에 마땅히 일어날 일들을 내가 네게 보이리라 하시더라. 내가 곧 성령에 감동되었더니 보라 하늘에 보좌를 베풀었고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 앉으신 이의 모양이 벽옥과 홍보석 같고 또 무지개가 있어 보좌에 둘렸는데 그 모양이 녹보석 같더라. 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 보좌로부터 번개와 음성과 우렛소리가 나고 보좌 앞에 켠 등불 일곱이 있으니 이는 하나님의 일곱 영이라. 보좌 앞에 수정과 같은 유리 바다가 있고 보좌 가운데와 보좌 주위에 네 생물이 있는데 앞뒤에 눈들이 가득하더라."(요한계시록 4:1~6)
우리는 이 땅에서 종종 흔들립니다. 눈앞의 현실이 우리를 압도할 때가 있습니다. 신앙의 길을 걷다 보면 넘어지고, 낙심하고, 심지어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4~5장은 그런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각을 열어 줍니다. ‘지금’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이미’ 하늘에서 완성된 교회의 모습을 보라고 말합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섬의 황량함 가운데 있을 때, 하늘의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주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이리로 올라오라.” 그 음성은 지상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뛰어넘어, 하나님 보좌 앞에 펼쳐진 ‘진짜 현실’을 보라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요한은 1~3장에서 ‘지상 교회’를 보았습니다. 핍박받는 교회, 타협하는 교회,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연약한 교회입니다. 그러나 4장과 5장은 전혀 다른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곳은 이미 완성된 ‘천상의 교회’입니다. 3장에서 등장했던 ‘흰 옷’, ‘보좌’, ‘열린 문’이 4장에서 다시 나타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성령께서는 지상의 교회와 천상의 교회를 서로 연결시켜 보여 주십니다. 마치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희가 지금 연약해 보이나, 너희의 진짜 모습은 여기 있다.” “땅에서 흔들려도 하늘에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너희의 결말은 이미 내 손안에서 완성되어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위로입니까?
요한계시록 21장은 새 예루살렘, 곧 교회가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말합니다. 그 말은, 교회가 미래에 언젠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미 하늘에서 완성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 땅의 실패를 우리의 최종 결론처럼 취급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앉혀졌다.”(엡 2:6) 그래서 성도는 절망해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습니다. 고난 가운데 있어도, 그 고난이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본질은 이 땅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늘에서 결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중심에는 성부, 그리고 어린양이 계십니다. 4장은 온 우주의 중심에서 왕으로 다스리시는 성부 하나님을 보여 줍니다. 창조주의 영광, 보좌에서 울려 나오는 번개와 음성과 천둥, 그리고 일곱 영. 하늘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완벽한 질서 속에 있습니다. 5장은 같은 찬양과 같은 영광이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려지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창조주 하나님께 드려진 영광을, 구속주 어린양이 동일하게 받으십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예수님은 단순한 도덕적 스승이나 박애주의자가 아니라 ‘참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둘째는 교회의 구원과 영광은 전적으로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의 삼위 하나님의 역사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이 삼위 하나님의 손에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요동해도, 교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고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로마제국의 폭력 아래 있던 요한, 탄압과 배교 사이에서 흔들리던 일곱 교회들처럼 오늘 우리의 삶 역시 여러 폭풍을 만납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져 있습니다. 보좌는 흔들리지 않고, 어린양은 서 계시고, 장로들은 면류관을 벗어 하나님께 드리고, 수많은 천사들이 끊임없이 찬양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본모습’입니다. 우리의 싸움이 끝난 후에 갑자기 예정된 영광이 아니라, 이미 지금 하늘에서 완성되어 있는 영광입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 4~5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땅에서 흔들리는 것만 보지 말고, 하늘에서 이미 완성된 너희의 모습을 보라.” “세상이 교회를 공격해도, 교회는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가 불안할 때, 우리가 넘어질 때, 우리가 믿음이 약해질 때, 우리는 종종 ‘나의 상태’를 기준으로 신앙을 판단합니다. 그러나 계시록 4~5장은 ‘하나님이 보시는 나의 상태’를 기준으로 믿음을 다시 세우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이십니다. “너는 실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너는 이미 하늘에서 완성된 나의 교회다.” “너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너의 결말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망입니다. 이 소망을 붙들 때, 세상의 풍파가 우리를 흔들 수 없습니다. 하늘 보좌를 바라보는 눈이 열릴 때, 우리는 담대히 오늘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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