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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이삭의 희생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31.

로렌조 기베르티, <이삭의 희생>, 1401, 청동, 이탈리아 피렌체 바르젤로 국립미술관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하나님이 그에게 일러 주신 곳에 이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창세기 22:7~13)

1401년 피렌체에서는 세례당의 청동문을 조각할 제작자 선정 경연이 열렸습니다. 시험문제는 '
이삭의 희생'이었는데, 당시 쟁쟁한 조각가들이 겨뤄 엄격한 심사 끝에 최종 두 점이 남았습니다. 바로 최고의 조각가로 꼽히던 브루넬레스키와 금세공업자 출신의 기베르티의 작품이었습니다. 경연에서는 주제에 담긴 순간의 긴박함을 강조한 브루넬레스키를 제치고 기베르티가 승리했습니다. 기베르티는 모든 기교를 동원하여 고대의 작품에 견줘 손색이 없을 만큼 정교하게 인체의 아름다움을 조각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의 정면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칼로 내려치려하자 오른쪽에서 천 사가 이를 제지하고 있습니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양을 잡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백 살이 되어 겨우 이삭이라는 아들을 얻었습니다. 늦둥이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번제물로 받치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리십니다. 아버지를 따라 산으로 가는 이삭이 나무와 칼과 불씨는 가져가면서 왜 제물에 쓸 양은 가져가지 않느냐고 묻자 아브라함이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창 22:8). 아브라함이 산 에 올라가 제단을 쌓고 이삭을 결박하고 칼로 죽이려하자 천사가 나타나 제지하였고, 바로 옆 나무 덤불에 걸려 있는 산양을 제물로 받쳤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창 22:1)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 하셨는데, 야고보서에서는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 하시느니라"(약 1:13)고 쓰여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해보기 위해 아들을 죽이라고 하셨을까요? 야고보서의 '시험''유혹'이란 뜻으로, 우리가 유혹에 빠져 죄 짓고서는 이를 시험에 들었다고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창세기의
'시험''입증'의 뜻을 포함합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히 11:17~19)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이삭을 다시 살리실 줄로 믿고 그 명령을 따른 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창세기 22장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바치려 했던 사건을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나 종교적 전통이 아닙니다. 이것은 믿음의 본질,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깊고 놀라운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은 오랜 기다림 끝에 백 살이 되어 이삭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었고, 그의 삶 전체가 이삭으로 인해 비로소 완성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을 따릅니다. “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는 고백 속에는, 아들을 바치려는 절박한 심정보다 더 큰 믿음이 숨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전적인 신뢰 말입니다.

이삭도 묵묵히 순종합니다. 아버지를 따라 나무를 지고 산에 오르며, 제물은 어디 있냐고 묻지만, 반항하거나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믿음은 말로만이 아니라 삶의 순종 속에서 드러나는 것임을 이삭도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는 단지 과거에 있었던 한 가족의 사건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
너는 하나님을 진심으로 신뢰하는가? 너는 네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침으로 믿음을 입증했습니다. 그것은 유혹이나 시험거리로 넘어지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믿음이 얼마나 진실한지를 드러내는 계기였습니다. 야고보서에서는 우리가 시험을 받을 때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죄로 유혹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믿음 가운데 서기를 원하시기에 때로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드러내는 ‘
입증의 시간’을 허락하십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말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하였으니…”(히 11:19). 아브라함은 죽음을 이기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칼을 들 수 있었고, 그래서 그는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결국 숫양을 예비하셨습니다. 그 양은 이삭 대신 죽었습니다. 바로 그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한 어린 양을 친히 준비하셨습니다. 그분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진짜 제물로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우리의 죄를 대신해 피 흘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은 좁고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마 7:13~14) 믿음의 길은 넓지도 않고 편하지도 않습니다. 때로는 손해보고, 때로는 울면서 오릅니다. 하지만 그 길 끝에는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신 생명과 구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좁은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친히 준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을 의지하며 믿음으로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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