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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익숙함이라는 감옥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7. 12.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사람은 결과로 말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 가르침 덕분에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결과를 내지 못하는 동료를 무능하다 여기고, 느리게 일하는 후배를 게으르다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성장시킨 바로 그 가르침이,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을 재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학습의 두 얼굴입니다. 우리는 배움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습니다. 부모의 잔소리, 친구의 조언, 뼈아픈 실패의 경험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그런데 그 자산이 쌓이는 동안, 우리도 모르게 "
이것이 옳고 저것은 틀렸다"는 견고한 틀도 함께 쌓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틀은 세상을 보는 유일한 창문이 되어버립니다.

"혈액형이 B형인 사람과는 안 맞아." "MBTI가 I인 사람과는 일 못 해." 이런 말들이 왜 위험할까요? 문제는 그 판단 자체가 아니라, 그 판단이 마치 안경처럼 우리 눈에 밀착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안경을 낀 사람은 자신이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립니다. 왜곡된 시야가 아니라 그것이 곧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한 회사의 인사 담당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오랜 경력을 통해 "
면접에서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없고, 결국 일도 잘 못한다"는 나름의 공식을 세웠습니다. 이 공식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학습의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이 공식 때문에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다만 낯가림이 심했던 지원자 한 명을 떨어뜨렸습니다. 훗날 그 지원자가 경쟁사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는 것을 지켜보며, 그는 자신의 '학습된 확신'이 얼마나 좁은 창이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 자체가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좁은 방 안에서만 살던 사람이 문을 열고 나가 넓은 들판을 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지만, 그 낯섦이야말로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유연함과 포용력을 끌어내는 계기가 됩니다.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내는 정리정돈을 철저히 하는 사람이었고, 남편은 창의적인 혼란 속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몇 년간 아내는 남편의 방식을 "
게으름"이라 판단했고, 남편은 아내의 방식을 "강박"이라 여겼습니다. 서로가 자신이 학습해온 삶의 방식을 기준 삼아 상대를 재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내는 남편의 방식이 오히려 창의적인 발상을 낳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남편은 아내의 정돈된 습관 덕분에 중요한 서류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기 시작하자, 두 사람 모두 이전보다 훨씬 유연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십 년 전에는 상식이었던 것이 지금은 낡은 관념이 되기도 하고, 어제까지 틀렸다고 믿었던 것이 오늘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자신이 과거에 학습한 기준을 마치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붙들고 살아갑니다. 강물이 끊임없이 흐르며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어가듯, 우리의 기준 역시 계속해서 다시 흘러야 합니다.

물론 이것이 우리가 배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님의 가르침도,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여전히 소중합니다. 다만 그 배움이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지 '유일한 창'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에 안주하는 순간, 우리는 조금씩 편협해집니다. 반대로 익숙함 너머의 것을 향해 호기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자신이 무심코 내리는 판단들을 한 번쯤 돌아보면 어떨까요?
"저 사람은 원래 저래." "그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야." 이런 문장이 떠오를 때, 잠시 멈추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진리인가, 아니면 내가 학습해온 익숙함일 뿐인가?'

우리의 잠재력은 우리가 붙들고 있는 좁은 틀보다 훨씬 큽니다. 안경을 벗는 순간 세상이 흐릿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흐릿함을 지나야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더 넓고 선명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