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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16.

어느 날, 급한 볼일이 있어 서둘러 외출을 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였기에 마음은 이미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근처 커피 전문점에 들러 카페라테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나오던 그 순간, 유리문에 살짝 부딪히며 커피가 반쯤 쏟아져 버렸습니다.

순간 화가 치밀었습니다.
“뚜껑 하나 제대로 못 닫아서 커피를 이렇게 쏟게 하다니!” 나는 무심코 직원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그 청년은 어눌한 발음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때, 앞좌석에서 커피가 준비되었다는 진동벨이 울렸습니다.

그 소리에 한 아주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커피를 받아들더니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카페라테죠? 저는 커피를 잘 안 마셔서 늘 남겨요. 이거 제 거예요. 우리 바꿔 마셔요.” 그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그분이 내민 따뜻한 라테를 받아 들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부끄러움이 가슴 한켠을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 커피집을 지날 때마다, 내 안의 작은 그림자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얼마 후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낯선 청년 한 명이 새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느렸고, 말투는 어눌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청년을 채용해 준 이 가게, 참 따뜻하구나.”

그건 단순한 ‘
취직’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날개’를 달아준 일이었습니다. 그때 또 한 사람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한 중년 아주머니가 구석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청년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눈빛에는 애틋함과 절절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분이 그 청년의 어머니임을, 나는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첫 직장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복잡할까요. 초조함, 불안함, 감격, 감사가 뒤섞인 눈빛 속에, 그녀는 눈물을 애써 삼키고 있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말했습니다.
“저 이곳 단골이에요. 걱정 마세요. 여기 직원들 다 착하고 좋은 분들이에요. 아드님도 잘하고 있어요.” 그 말에 그 아주머니의 눈가가 붉어졌습니다. 그 순간, 나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기 때문 아닐까요? 서로의 무게를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 한자의
‘사람 인(人)’은 서로 기대고 있는 두 개의 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어 서 있기 때문에, 세상은 쓰러지지 않습니다.

그날 내게 자신의 커피를 내어주던 아주머니, 코로나로 몇 달째 집에 가지 못해도 눈물 대신 미소로 버티던 간호사, 불길 속에서 끝까지 사람을 구하려다 부상당한 소방관, 퇴근길에 일부러 못생긴 사과만 골라 담아주는 과일 가게 아버지, 가방 속에 여분의 마스크를 챙겨 다니며 낯선 이에게 조용히 내밀던 할머니….

이처럼 세상은 이름 모를
‘보통 사람들’로 인해 아름답습니다. 그들의 작지만 깊은 사랑이, 우리의 인생을 따뜻하게 덮어줍니다. 나는 오늘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얼마나 더 감사하며, 베풀며,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얼마나 자주 내 어깨를 내어주며, 누군가의 짐을 함께 지고 있을까?”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 곁의 평범한 사랑, 작은 배려, 조용한 용서 속에 있습니다. 그 사랑이 세상을 살게 하고, 그 따뜻함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