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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인연을 따라 흐르고 집착을 놓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6. 18.

살다 보면 많은 인연을 만납니다. 그 인연은 사랑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미움이라는 얼굴을 하고 찾아오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우리의 삶에 기쁨을 주고, 또 어떤 이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그 모든 인연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그 인연에 집착하지 않고 떠나보낼 줄 아는 지혜를 배워야만 합니다.

좋아함’과 ‘싫어함’, 이 단순한 두 가지 감정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흔들고 괴롭게 하는지 우리는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너무 좋아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울며 떼쓰듯, 우리도 삶에서 무언가를 집착하며 놓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장난감은 결국 낡고 망가지고, 그 아이의 손에서도 언젠가는 떠나가듯이,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무엇을 소유하려 하고, 지키려 하고, 오래 붙들고자 애쓰는 마음이 결국은 우리를 고통 속에 묶어두는 사슬이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집착이 되면 아픔이 되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오래 품으면 증오로 자라나 나 자신을 해칩니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그것은 모두 ‘
집착’이라는 굴레를 만나면 결국 괴로움으로 변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합니다. 그 길은 차가운 고독의 길이 아니라, 참된 자유와 해방의 길입니다. 감정을 억누르며 돌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하지 않고, 미워하더라도 그 감정에 머무르지 않는 길, 그것이 바로 걸림 없는 자유의 삶입니다. 삶이 흐르는 대로, 인연이 닿는 대로 마음을 일으키되,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유가 곧 평화의 시작입니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다’는 말은 단순한 체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장 깊은 지혜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모든 괴로움은 분별에서 오고, 그 분별은 결국 ‘내가 더 원하고 싶다’는 욕망과 ‘내가 피하고 싶다’는 거부에서 비롯됩니다. 욕망이 클수록 실망도 커지고, 거부가 클수록 고통도 깊어집니다.

그러나 인연은 그저 인연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삶에 내가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야 하듯, 누군가도 내 삶에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는 바람이고, 사라지는 파도입니다. 그 흐름을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않고, 다가올 때는 받아들이되, 떠날 때는 놓아보내는 것이 곧 평화를 아는 자의 삶이며, 진정한 수행자의 걸음입니다.

사랑도, 미움도, 인연도… 머무름 없이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 그 길 끝에는 조용하고 깊은 평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