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
(잠언 27:8)
인간은 누구나 ‘머무를 곳’을 원합니다. 그곳은 단지 지붕과 벽이 있는 집이 아니라, 영혼이 쉬는 자리이며, 마음이 안식하는 보금자리입니다. 성경은 그 자리를 “고향”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잠언은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을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에 비유합니다. 그 새는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어느 가지에도 오래 머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날아다닙니다. 보호받지 못하고, 쉼도 없고, 언제 포식자의 공격을 받을지 몰라 불안합니다.
현대 사회에는 이런 ‘떠도는 새’와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좇아 본향을 떠났고, 더 큰 성공과 자아실현이라는 미명 아래 가정을 희생하며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성공한 듯 보일지 몰라도, 그 마음은 늘 고단하고 불안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깊은 밤 혼자 남겨질 때면 이유 모를 외로움과 공허가 밀려오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마음을 기댈 곳 하나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곤 합니다.
이는 단지 정서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본향을 떠난다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질서와 은혜의 자리를 떠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태초부터 가정을 창조하셨고, 아담과 하와를 통해 가정을 공동체의 첫 단위로 세우셨습니다. 가정은 사랑과 헌신, 인내와 용서가 훈련되는 학교이며, 인생의 수많은 풍랑을 버텨낼 수 있도록 우리를 붙드는 안전한 항구입니다.
로버트 레이니라는 성직자는 혹독한 비난과 오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비결은 단순했습니다. “난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편안해지거든.” 세상의 공격 앞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그의 평안은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비난하고 배척할지라도, 가족의 사랑과 이해는 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내가 찾는 안식처는 어디인가?” 혹여 우리도 모르는 사이 보금자리를 떠나 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더 많은 인정과 성취를 좇다 보니, 우리가 머물러야 할 자리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가정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갈등도 있고, 실망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 있고, 사랑이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가 흐릅니다. 가정을 소홀히 하고, 그 질서를 무시한 채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는 결국 떠도는 새처럼 이리저리 부딪히며 지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돌아오라. 본향으로, 가정으로, 내가 세운 질서로 돌아오라.” 이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길 원합니다. 혹시 내가 떠나온 보금자리는 없는지, 내가 버리고 온 본향은 어디인지. 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안식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이 될 것입니다.
가정은 그저 사는 곳이 아닙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작은 천국’입니다. 그 보금자리를 지키십시오. 떠나지 마십시오. 혹 떠났다면, 지금이라도 돌아오십시오.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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