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부른 자는 꿀이라도 싫어하고, 주린 자에게는 쓴 것이라도 다니라."(잠언27:7)
'배부름'은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더 이상 간절함이나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영적으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안락함을 누리는 사람은 오히려 복음의 감미로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꿀처럼 달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 할지라도, 배부른 자에게는 불편하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반면, '주린 자'는 다릅니다. 절실히 목마르고 굶주린 사람은 비록 쓴 약이라도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생명을 연장시켜 줄 수 있다면, 그것이 회복과 구원을 향한 길이라면 그는 기꺼이 그 길을 택합니다.
복음이 바로 그러한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의 죄를 직면하게 하고, 자기부인을 요구하며, 세상과의 결별을 요청하기에 ‘쓴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령이 가난한 자, 죄로 인해 애통하는 자, 외롭고 깨어진 인생을 살아가는 자에게는 그 쓴 복음조차 꿀보다 달콤합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로라 윌킨슨의 이야기는 이 진리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올림픽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다리를 심하게 다친 그녀는 출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모두가 포기했지만, 그녀는 성경 말씀 하나를 붙잡았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3)
수없이 반복하며 마음에 새긴 이 말씀은 그녀에게 영혼의 양식이 되었고, 절망의 벼랑 끝에서 소망의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훈련도 못 하는 몸으로, 통증을 안고도 그녀는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녀는 배부른 자가 아니었습니다.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목마르고 배고픈 심령이었기에 말씀이 단비처럼 임했고, 쓴 현실 속에서도 생명의 양식을 맛보았습니다.
오늘날 복음을 받아들이는 데 가장 열려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세상의 중심에서 외면당한 이들, 고통 중에 울부짖는 이들, 관계 속에 지치고, 질병에 시달리며, 절망에 빠진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자들을 위해 오셨습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눅 4:18) 복음은 본질적으로 부유한 자, 성공한 자, 자족하는 자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꿀조차도 귀찮게 여깁니다. 복음은 상한 마음, 깨어진 심령, 갈급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초대장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복음 전파는 '주린 자'를 찾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외롭고, 소외되고, 절망 가운데 빠진 이들이야말로 복음을 단비처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입니다.
세상은 그들을 외면하고, 제도는 그들을 뒤로 미루고, 종교는 종종 그들을 정죄하지만, 복음은 그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 복음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깊이 울립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문이 열립니다.
잠언의 말씀은 단순히 다른 사람을 분별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지금 배부른 자인가, 주린 자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꿀보다 더 달게 느껴지는가, 아니면 부담스럽고 귀찮은 소리로 들리는가?
만일 복음이 더 이상 감격스럽지 않다면, 우리는 영적으로 배가 부른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씀 한 구절에도 가슴이 뜨겁고, 주님의 이름을 부를 때 눈물이 흐른다면 우리는 여전히 주린 자입니다.
배고픈 심령, 가난한 마음, 그것이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첫 걸음입니다. 그런 심령을 가진 자에게 복음은 쓴 것일지라도 꿀보다 달고, 절망 중에서도 생명의 희망이 됩니다. 오늘도 주린 마음으로 주님을 찾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마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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