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나무 끝에서 작은 잎사귀 하나가 흔들립니다. 오랫동안 태양을 받아 나무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던 그 잎사귀가, 어느 순간 바람을 타고 조용히 가지를 떠나갑니다.
그때 잎사귀는 나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 저는 떠나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그러자 나무는 이별을 두려워하는 잎사귀에게 조용히 대답합니다. “사랑하는 잎사귀여, 이것이 세상의 방식이란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 왔다가 가는 것의 길이란다.”
이 짧은 대화에는 우리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날 하나님의 손길로 이 땅에 보내졌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분께 돌아갑니다. 누구도 머무를 수 없습니다. 누구도 이 과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잎사귀는 떨어질 때를 스스로 정하지 못합니다. 바람이 불면 떠나야 합니다. 우리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 건강이 흔들릴지, 언제 환경이 변할지, 언제 마지막 바람이 불어올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불확실함이 우리를 두렵게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바람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떨어지는 잎사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숨을 쉴 때마다 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 이 말은 잎사귀에게만이 아니라, 지금 숨 쉬는 우리에게도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우리는 숨을 쉰다는 사실에 익숙해져 있지만, 사실 한 번의 호흡도 우리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가능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그의 영이 떠나면 우리는 흙으로 돌아가며, 그 영을 보내시면 우리는 다시 살아난다.”(시 104편 요약)
매 호흡마다 우리는 창조주의 숨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일상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습니다. 숨 쉴 때마다 은혜이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선물이고, 사랑할 기회도, 일할 힘도, 고난을 견딜 용기도 모두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잎사귀가 가지에서 떨어지는 것은 나무에서 완전히 버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떨어진 잎사귀는 흙으로 돌아가, 다시 나무를 자라게 하는 양분이 됩니다. 떨어짐은 소멸이 아니라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끝’이 끝이 아닙니다. ‘상실’이 상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떠남’이 영원한 단절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무너짐과 죽음의 의미를 완전히 새롭게 하셨습니다.
잎사귀는 언제 떨어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빛을 받고, 바람을 느끼며, 자신의 역할을 다합니다. 우리에게도 똑같이 말합니다. “언제 바람이 불지 모르니,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히 살아라.”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사랑을 미루지 말고, 용서해야 할 사람에게 마음을 닫아두지 말고, 하나님께 드려야 할 시간을 뒤로 밀어두지 말고, 하나님이 맡기신 삶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내일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합니다.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하나님께 나아오라.”(히 3:13 요약)
가벼운 잎사귀 하나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작은 장면 속에 하나님은 인생의 진리를 숨겨 두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왔고 하나님께 돌아가며 그 사이의 모든 순간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호흡 하나를 허락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감사와 순종으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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