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태복음 7:19~20)
사람은 종종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 앞에 서곤 합니다. 눈에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와 오래 걸려야 드러나는 열매 사이에서 우리는 갈등합니다. 어느 수도원에서 제자가 존경받는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일입니까? 육체 노동입니까, 아니면 영혼을 돌보는 일입니까?”
스승은 사람을 나무에 비유하여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육체 노동은 나무의 잎새와 같고, 영혼 돌봄은 열매와 같네. 성경은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어서 불에 던지리라’ 말씀했지. 그러니 무엇보다 열매를 맺는 일, 곧 영혼을 돌보는 일이 중요하네. 하지만 잎새 또한 무시할 수는 없네. 잎이 무성해야 나무가 살아 숨 쉬듯, 육체 노동도 영혼의 열매를 돕는 일이네.”
이 말은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나무가 열매만 맺고 잎이 없다면 살 수 없듯,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체의 노동, 땀 흘림, 일상 속의 수고는 단순히 ‘세상적인 일’이 아니라, 영혼의 열매가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뿌리와 줄기, 잎새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수고가 결국 열매, 곧 하나님 앞에 드릴 영혼의 성숙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날마다 두 가지 일을 했습니다. 하나는 대추야자 가지로 바구니를 엮는 노동, 또 하나는 기도입니다. 노동은 손을 위한 일이었고, 기도는 영혼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스승은 말합니다. “잎새를 가꾸는 일도 필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열매 맺는 삶이다.”
그렇다면, 영혼을 돌본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또 다른 스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혼의 돌봄은 곧 마음의 고요함, 많은 말씀을 외는 기도, 다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주목하는 것이라네. 만약 꾸준히 이것을 실천한다면, 그의 영혼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되네.”
이 말은 우리 일상의 신앙생활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음의 고요함: 세상은 끊임없는 소음과 분주함으로 우리를 휘몰아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머물며 마음을 잠잠히 할 때, 비로소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기도와 말씀: 영혼의 호흡은 기도이며, 영혼의 양식은 말씀입니다. 기도 없이, 말씀 없이 영혼은 점점 메말라 갑니다. 수도자가 바구니를 짜듯, 우리는 날마다 기도의 한 가닥, 말씀의 한 구절을 삶에 엮어가야 합니다.
자기 성찰: 우리는 너무 쉽게 남의 잘못을 보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영혼의 성장은 타인의 허물이 아니라 나 자신의 부족함을 바라볼 때 이루어집니다. “하나님, 제 안의 죄를 보게 하소서.” 이 기도가 진정한 열매의 시작입니다.
결국, 영혼의 돌봄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매일의 고요함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말씀과 기도로 자신을 채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삶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의 영혼은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하나님께 드릴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삶의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잎새’에만 몰두합니다. 그러나 잎새는 열매를 위해 존재합니다. 오늘도 나의 삶이 단지 바쁜 일과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열매 맺는 삶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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