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좋은 의도”라는 이름으로 남의 일에 간섭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 하거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뽐내려는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앞세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닫게 하고, 때로는 무시와 냉대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자리를 압니다. 남들이 청하지 않을 때는 잠잠히 물러나 있고, 요청이 있을 때에만 나서는 법을 압니다. 이것은 단순히 겸손의 미덕을 넘어, 자기 존중을 지키는 삶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나서지 않음으로써 상대의 필요를 기다리고, 부르심이 있을 때에 응답함으로써 더욱 귀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억지로 나서는 사람은 일이 잘못되면 모든 원망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그러나 일이 잘되더라도 그 공을 온전히 인정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나선 자의 수고를 고마움으로 받기보다, 당연한 일로 치부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요청받아 움직인 자는 작은 도움을 주었더라도 크게 존중받고 환영받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태도를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높이지 않으셨습니다. 늘 아버지의 뜻을 기다리며, 요청받고, 부르심을 받으셨을 때에만 일하셨습니다. 가나 혼인잔치에서도 예수님은 때가 이르지 않았음을 말씀하시며, 억지로 나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때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때를 기다리는 겸손”과 “부르심에 응답하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인격을 유지하는 길은 자제에 있습니다. 내 마음은 앞서가고 싶고, 남보다 먼저 말하고 싶지만, 그 순간을 절제하는 훈련이 바로 존중을 지키는 삶의 태도입니다. 스스로 나서지 않고 기다릴 때, 우리는 무시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받습니다.
뻔뻔스레 나서서 창피를 당하기보다, 때를 기다리며 부르심을 받을 때 나아가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다운 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의 삶 속에서 “내가 나설 때인가, 아니면 기다릴 때인가”를 지혜롭게 분별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길이야말로 겸손과 존중을 동시에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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