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가 없는 삶은 언제나 불안정하고 시행착오가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어떤 일을 맡게 되면 사람은 당황하게 되고, 그때부터 허겁지겁 준비하려 해도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준비가 부족하면 일의 효율은 떨어지고, 얻을 수 있는 열매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경제 영역에서 이것은 “비효율적 경영”이라 부릅니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생산성은 낮아지고 경쟁력은 줄어듭니다. 실제로 우리 농업이 그러했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기 오래 전부터 경고가 있었지만, 많은 농가는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려움에 빠지고, 정부도 미봉책만 내놓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영적인 일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에 은사를 부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요엘 선지자는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자녀들은 예언하고, 늙은이는 꿈을 꾸며,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라”(욜 2:28)고 예언했습니다. 실제로 오순절 이후 이 말씀이 성취되었고, 지금도 성령께서는 다양한 은사를 교회 안에 부어주십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채 이 은사를 받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준비 없는 은사 사용은 교회에 큰 혼란을 가져옵니다. 성령의 역사 자체는 선한 것이지만, 이를 잘 다루지 못한 지도자들의 무지와 직무 유기가 교회를 시험에 들게 하고, 세상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게 했습니다. 마치 등만 준비하고 기름은 준비하지 않은 어리석은 다섯 처녀처럼, 은사를 받아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지 못한 채 당황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열 처녀의 비유와 달란트 비유를 통해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신랑을 기다리되 언제 올지 모르니 늘 등불에 기름을 채워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고, 받은 달란트를 맡은 자가 그것을 잘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은사가 단순히 개인적인 체험이나 신비한 경험이 아니라, 교회 전체가 종말적 긴장을 가지고 준비하며 사용해야 할 ‘직임’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문제는 교회가 여전히 종말적 시각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식으로는 종말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준비되지 않은 채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단들의 미혹에 넘어가거나, 잘못된 종말론으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초림 당시 유대인들이 메시아를 기다렸지만 실제로 오셨을 때는 알지 못했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를 주고 계십니다. 요엘 선지자가 말한 대로 곡식(생명의 말씀), 새 포도주(새로운 교회의 구조), 기름(성령의 은사와 직임)이 충만히 부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은혜를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준비가 없으면 은혜조차 혼란이 되고, 준비가 있으면 은혜는 열매로 맺힙니다.
주님은 초림 때 무능한 종교 지도자들 대신, 갈릴리의 무식한 어부들을 사용하셨습니다. 지도자들이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시대도 다르지 않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들 대신 무명한 사람들이 은혜의 도구로 사용되는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언젠가 이 무지의 체계를 깨뜨리고, 참된 지식과 준비 위에 교회를 세우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합니다. 성령의 은사를 준비하는 교회, 재림을 준비하는 성도가 되는 것입니다. 준비된 자는 혼란이 아닌 열매를 맺고, 준비된 교회는 은사를 통해 더 깊은 종말적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 25:13). 준비하는 자만이 영생의 기쁨에 들어가고, 준비하지 못한 자는 문 밖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준비할 때입니다. 은혜를 은혜 되게 하기 위해,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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