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고린도전서 12:8~11)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순간, "무엇을 말해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하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특히 진리를 왜곡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모호하게 만들려는 세상의 논리 앞에서, 우리는 사람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됩니다. 이때 바로 ‘지혜의 말씀’의 은사가 그 절박한 순간을 비추는 하나님의 빛으로 작용합니다.
고린도전서 12장 8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지혜의 말씀의 은사는 단순한 논리나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으로 그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가장 알맞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말하게 하는 초자연적인 통찰입니다. 이 은사는 하나님이 주시는 살아있는 응답이며, 말씀의 칼이 되어 혼과 영,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갤 수 있는 권세입니다(히브리서 4:12).
지혜의 말씀의 은사가 성경에서 처음 강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열왕기상 3장의 솔로몬 재판입니다. 두 여인의 아기를 두고 벌어진 갈등 속에서, 솔로몬은 "아이를 반으로 나누어 나눠 가지라"는 극단적인 판단을 통해 진짜 어머니의 심정을 끌어냅니다.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닌,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을 꿰뚫는 하나님의 지혜가 작용한 것입니다.
이 지혜는 어디서 왔는가?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드린 천 번제와, 그 후에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던 그 간절한 기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는 단순히 능력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자에게 주시는 응답임을 이 사건은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듣는 대로 말하고, 보는 대로 말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비우시고 성령의 인도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사역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려면, 예수님처럼 성령에 민감하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청취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이 한마디는 논쟁을 종결시켰고, 하나님의 나라와 세상의 질서 사이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의 정치적·종교적 함정 안에서 사람의 말로 대답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지혜의 말씀으로 대응하셨습니다.
또한 광야의 시험 속에서도 예수님은 단지 논리로 마귀를 반박하지 않으셨습니다. 신명기의 말씀을 정확히 적용하심으로써, 사탄의 왜곡된 인용을 정면으로 무너뜨리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의 말씀은 그 자체로 무기이지만, 성령의 조명 안에서 정확한 타이밍과 문맥에 맞게 사용될 때 비로소 ‘지혜의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지혜의 말씀의 은사는 단회적인 계시라기보다는, 일상의 영적 습관 속에서 점점 더 민감하게 드러납니다. 성경을 매일 읽는 일이 단순히 경건의 행위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도구를 나의 영혼 안에 쌓아 두는 과정입니다. 마치 광야에서 만나를 매일 거두었듯이, 말씀도 그날 그날 우리의 심령에 저장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쌓인 말씀은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순간, 성령에 의해 떠오르고, 정확히 입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요한복음 14:26). 말씀이 없으면 떠오를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말씀을 가슴에 저장하고, 성령의 조명 아래 그 말씀이 꺼내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또한 성령님과의 교제는 이 은사의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지식보다 관계 속에서 오며, 하나님과의 친밀함 속에서 드러납니다. 성령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사람은 사람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입으로 전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식과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혜는 희귀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말은 많지만 생명을 살리는 말은 적습니다. 논리는 넘치지만 하나님의 관점은 결핍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지혜의 말씀을 말할 줄 아는 성도'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입이 되며, 이 시대의 갈등과 혼돈을 뚫는 해답이 됩니다.
오늘도 말씀을 깊이 읽으십시오. 단지 암기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성령님과 동행하십시오. 모든 판단을 내릴 때 먼저 물으십시오. “주님,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지혜의 말씀은 ‘말을 잘하는 은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대신 말하는 은사’입니다. 이 은사를 사모하며 구하십시오. 그리하면 하나님은 분명히 당신의 입술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말씀을 전하게 하실 것입니다.
“대답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있고, 제때에 말하는 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잠언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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