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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처음에는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나를 만든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1. 11.

처음에는 내가 생각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나를 선택합니다. 습관처럼 굳어진 사고방식은 어느 순간부터 자동 반응이 되어,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나의 삶을 해석하고 판단해버립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은밀하고, 가장 많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사고 습관이 바로 부정화 사고입니다.

부정화 사고란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별다른 검증 없이 상황을 즉각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해버리는 사고 경향을 말합니다. “난 집이 없으니까 결혼은 못 해.” “빚이 있는데 무슨 아이야.” 이 말들은 현실적인 고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조건이 인생 전체를 결정해버리는 결론으로 도약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생각’이 아니라 ‘사실’처럼 느껴진다는 데 있습니다.

부정화 사고의 무서운 점은, 의미 있고 충만했던 경험마저 단 한 마디 말로 무효화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느 여성의 이야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녀는 호주에서 2년간 유학을 했습니다. 완벽한 성과는 아니었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으며 스스로를 단련했고, 혼자서 살아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직장 상사가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호주 유학했다며? 근데 영작이 이게 뭐야. 날라리 유학생이었네.” 그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부장님 말씀대로 제 유학 생활은 망했어요. 2년을 버린 거죠. 이런 제가 너무 한심해요.”

그녀는 단 한 번의 평가로, 지난 2년을 통째로 ‘실패’로 규정해버렸습니다. 의미도, 성장도, 노력도 남지 않았습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초기화’를 누르듯, 인생의 한 장을 제로베이스로 되돌린 것입니다. 제로베이스 사고란, 내가 분명 노력했고 성과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 전체를 계산하는 순간 그 모든 것을 ‘0점’으로 환원시키는 사고입니다.“영어도 못하는데 유학은 왜 갔는지 모르겠어요.” “취업도 안 되는데 대학은 왜 다녔는지 모르겠어요.” 이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재의 어려움 하나가 과거 전체를 무가치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오. 유학생활과 영어 실력은 정말 같은 사건일까요? 취업 여부와 대학생활의 의미는 정말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영어는 앞으로 더 연습하면 되는 기술이고, 유학은 이미 끝난 삶의 경험입니다. 취업은 ‘현재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대학생활은 지금의 나를 만든 토대입니다. 이 둘은 섞이면 안 됩니다. 깍두기처럼 따로 떼어놓아야 합니다.

문제는 부정화 사고가 이런 구분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부정화 사고는 늘 올 오어 낫싱(All-or-None), 즉 ‘모 아니면 도’의 논리로 움직입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전부 무너집니다. 하나가 부족하면 전부 실패입니다. 이 극단적인 사고방식은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애써도, 결국 ‘0점’으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바로 이 지점을 다룹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생각이 사실인지 점검하도록 돕습니다. “유학을 실패로 만들 만큼 정말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까?” “취업이 안 됐다는 이유로 대학 시절의 노력까지 부정해야 할까?” 대답은 대부분 ‘아니다’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생각에도 습관이 필요합니다. “영어는 더 노력하면 되고, 유학 동안 얻은 경험은 이미 내 것이야.” “지금 취업이 안 됐을 뿐, 대학생활은 분명 의미가 있었어.” 이런 생각을 의식적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억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내가 습관을 만들고, 나중에는 그 습관이 나를 만듭니다. 현재의 상태 하나만 보고 과거 전체를 0으로 만드는 사고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까지 자신에게 가혹할까요. 왜 그렇게 자신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요. 삶은 단일 평가로 끝나는 시험이 아닙니다. 오늘의 부족함이 어제의 가치를 지우지는 못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관점이 바뀌고, 관점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부정화 사고는 사실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그리고 습관은,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